'복귀 만루홈런' 가르시아, 데뷔 첫 홈런 연상시키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5 21: 43

역시 대전구장은 그에게 천국이었다.
한화 '멕시칸 독수리' 카림 가르시아(36)가 복귀 홈런을 짜릿한 역전 만루포로 장식했다. 가르시아는 15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KIA와의 홈경기에서 1-4로 뒤진 6회 2사 만루에서 아퀼리노 로페즈를 상대로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 만루 홈런을 폭발시켰다. 롯데 소속이었던 지난해 9월1일 사직 LG전에서 기록한 솔로포 이후 9개월14일 만에 터진 홈런포였다.
두 번째 타석까지 가르시아는 무기력했다. 가르시아가 무기력했다기보다 로페즈의 공이 너무 좋았다. 몸쪽과 바깥쪽을 가리지 않고 원하는 곳으로 과감하게 찔러넣는 로페즈의 공에 한화 타자들이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가르시아도 2회 첫 타석에서 로페즈의 직구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고 5회 두번째 타석에서도 좌익수 뜬공으로 물러났다. 한화 타선도 5회까지 로페즈에게 2안타 1득점을 얻는데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6회부터 한화 타선이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기 시작했고 가르시아에게도 만회 기회가 넘어왔다. 1사 만루에서 4번타자 최진행이 헛스윙 삼진을 당하며 흐름이 끊긴 상황. 가르시아마저 물러나면 속절없이 경기 흐름을 내줘야 하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실망시키지 않았다. 초구 몸쪽 높은 볼을 골라낸 가르시아는 2구째 로페즈의 146km 직구가 바깥쪽 높게 들어오자 여지없이 방망이가 힘껏 돌아갔다.
가르시아의 힘이 동반된 타구는 왼쪽 담장을 그대로 넘어갔다. 가르시아는 확실한 팔로스로로 타구를 바라본 뒤 타구가 담장을 넘어가자 오른손을 번쩍 들어올렸다. 복귀포가 극적인 역전 만루포로 장식되는 순간. 스코어도 순식간에 5-4로 역전됐다. 한화 유니폼을 입고 터뜨린 첫 홈런이 아주 결정적인 순간 터졌다. 한대화 감독을 비롯한 모든 선수단이 가르시아를 환하게 맞아줬다. 왜 그를 영입했는지에 대한 해답을 보여준 한 방이었다.
마치 그의 한국무대 데뷔 홈런을 보는 듯했다. 지난 2008년 3월30일 롯데 유니폼을 입고 개막 두 번째 경기를 치렀던 가르시아는 5-7로 뒤진 8회 송진우의 바깥쪽 높은 126km 슬라이더를 밀어쳐, 비거리 105m 역전 결승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킨 바 있다. 장소는 같은 대전구장이었고, 타구도 똑같이 좌측을 넘어갔다. 이게 좋은 기억으로 남았는지 가르시아는 "대전구장만 오면 그렇게 마음이 편할 수 없다"고 했다. 그땐 한화를 울렸지만 이번에는 한화에 환희를 안겼다. 그의 가슴 앞 팀명은 이제 거인이 아닌 독수리다. 비록 한화는 역전패를 당했고, 가르시아도 9회 마지막 타석에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났으나 홈 관중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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