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 그만합시다".
전북 현대와 부산 아이파크의 2011 하나은행 FA컵 16강전이 열린 지난 15일 전주월드컵경기장은 경기가 끝난 후에도 팬들의 원성이 가득했다. 평일 저녁시간에도 불구하고 경기를 지켜본 전북팬들의 원성은 시간이 지나도 줄어들 줄 몰랐다.
심판과 대화를 해보겠다는 몇몇 전북팬들의 움직임은 최강희 전북 감독의 한마디로 바로 정리됐다. 심판과 대화를 원하는 팬들에게 최강희 감독이 "어쩔 수 없습니다. 결과에 대해서 이해하고 돌아갑시다"라고 말하자 팬들은 군말없이 경기장을 빠져 나갔다.

평소에 팬들과 친근한 모습을 보이는 최 감독의 카리스마가 빛났던 상황. 전북을 이끌고 있는 최 감독에 대한 팬들의 존경은 대단하다. 항상 자신을 '강희대제'가 아니라 '봉동이장'이라고 강조하고 있는 최강희 감독은 훈련장에 찾아오는 팬들에 소홀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날의 소동이 쉽게 정리될 수 있었던 것도 그동안 최강희 감독이 보여준 모습이 있었기 때문. 일례로 최근 최강희 감독은 팬을 위해 이동국의 사인이 담긴 유니폼을 손수 구해주기도 했다.
초등학교 시절부터 전북을 응원했던 팬이 군대에 입대하게 되면서 완주군 봉동읍 숙소로 인사를 오자 그 팬이 원했던 것을 들어주기 위한 것. 최 감독은 이동국의 사인 유니폼과 함께 저녁식사까지 대접한 후 교통편이 불편한 것을 감안해 전주 시내까지 데려다 주기도 했다.
'강희대제' 최강희 감독은 강력한 카리스마가 아니라 '봉동이장'의 모습으로 팬들과 소통하는 부드러운 카리스마를 발하고 있었다.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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