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김상수(21)의 돌풍이 예사롭지 않다. 지난해보다 공수주 3박자 모두 한 단계 향상됐다. 고졸 3년차 선수라는게 믿겨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기량을 과시 중이다. 김상수는 삼성의 주전 유격수를 넘어 국내 최고의 유격수 등극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지난 15일 대구 LG전을 앞두고 기자와 만난 김상수는 "아직 멀었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삼성의 유격수로 활약 중인 김상수는 "정규 시즌 개막전부터 주전 선수로 뛰는게 첫해인 만큼 많은 경험을 하고 싶다"며 "올 시즌이 끝나면 정말 의미가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시행착오를 겪으며 한 걸음씩 나아가고 싶다는게 그의 바람이다.

이달 들어 5할에 가까운 맹타(.481)를 휘두르는 김상수에게 비결을 묻자 "가볍게 밀어치는게 주력하다 보니 좋은 결과로 연결됐다"고 기본기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무더위를 대비해 웨이트 트레이닝을 꾸준히 소화하고 비타민 영양제와 장어 엑기스를 복용하고 있다.
그의 수비를 보면 탄성이 절로 나온다. 그러나 김상수는 "적극적인 수비를 추구하는 편이지만 간혹 그런 부분 때문에 실책이 많이 나오기도 한다. 활기 넘치는 것도 좋지만 안정감을 키워야 할 것 같다"고 자기 반성도 잊지 않았다.

김상수의 친동생 김상우는 5인조 남성 아이돌 엔트레인의 메인 보컬. 김상수가 타석에 들어설때마다 동생 김상우가 부르는 노래가 흘러 나온다. 그는 "상우는 복덩이"라고 표현했다. 김상수는 "동생이 데뷔한 뒤 야구가 더 잘 되는 것 같다. 그리고 동생을 보면서 많이 배운다. 어떤 일이든 즐길 줄 안다"고 자랑을 늘어 놓았다.
그렇다면 동생 김상우가 시구에 나선다면 어떤 느낌이 들까. 김상수는 "항상 관중석에서 지켜보던 동생과 함께 그라운드에 선다면 감회가 새로울 것 같다. 하루 빨리 그날이 오길 바란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구단 관계자는 "대구구장 관중 가운데 김상수를 보러 오는 사람만 2000명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만큼 김상수의 인기가 폭발적이다는 의미. 김상수는 "밖에 나가면 많이 알아봐주시고 좋게 봐주셔서 감사드린다. 보다 나은 성적을 거두는게 팬들에 대한 유일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고 선전을 다짐했다.
올 시즌 2할8푼대 타율을 목표로 내세웠던 김상수는 "타율은 목표에 근접한 것 같다. 지금보다 향상된다면 더할 나위없이 좋겠지만 유지하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무엇보다 유격수는 공격보다 수비로 보여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북고 3학년 때 텍사스 레인저스로부터 총액 100만 달러에 입단 제의를 받았으나 주저없이 고개를 가로 저었다. 그토록 바라던 '파란 유니폼'에 대한 갈망을 떨쳐낼 수 없었기에. 그는 말했다. "텍사스 구단에 입단했다면 지금의 행복과 기쁨을 느낄 수 없었다. 나는 행복하다. 고향팀에서 뛸 수 있고 많은 팬들의 사랑까지 받기에 나는 행복하다".
하루가 다르게 무럭무럭 자라는 김상수. 이제 더 이상 그의 이름 앞에 '아기사자'라는 수식어는 필요없을 것 같다. '아기사자' 대신 '명품 유격수'라는 수식어가 생길 것 같은 예감이 든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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