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함과 카리스마의 결합, 독특한 지점에 있는 배우 차승원'
MBC 수목드라마 '최고의 사랑'을 통해 종종 들을 수 있는 반응은 '역시 차승원은 코미디를 잘해, 코미디가 어울려'라는 것. 드라마를 보고 있으면 톱스타 독고진으로 분한 차승원의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가 신기할 정도로 팔딱 팔딱 살아있는 느낌이다. 무엇보다도 차승원이 '최고의 사랑'에서 갖는 장점은 배우 차승원 이전에 독고진이라는 캐릭터 자체를 돋보이게 만든다는 점이다.

차승원은 보통 '웃긴 배우'라고 일컬어지는 연기자들과는 차별점을 지닌다. 보통 코미디 장르에 능하고 적합한 배우들은 연기면에서도 외모 면에서도 편안하고 친근한 이미지로 어필할 때가 많다. 아니면 작정하고 흡사 개그맨처럼 극대화된 경우도 있다.
하지만 차승원은 모델 출신 배우다. 눈에 띄는 장신에다가 백지장처럼 뭐든 녹여낼 수 있는 얼굴이라기 보다는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호남형 배우다. 코미디 장르에서는 보기 힘든 비주얼. 망가져도 쉽게 망가지지 않는 카리스마가 있다. 이 점이 코미디 장르에서 차승원을 독특한 지점에 서 있게 만들어준다.
차승원은 생각해보면 원래 '웃긴 배우'였다. 코미디 장르 쪽에 일찍부터 탁월한 감각을 보여왔다는 말이 더 맞겠다. 본격적으로 그가 코미디 쪽에서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2001년 영화 '신라의 달밤'에 최기동 역으로 출연했을 때 부터다.
이어 설경구와 함께 찍은 '광복절 특사'의 흥행은 '차승원표 코미디영화'를 이후 만들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원톱 주연으로 나선 휴먼 코미디물 '선생 김봉두', 귀신과 맞서는 남자의 고군분투기 '귀신이 산다', 유해진과의 이색 조화 '이장과 군수'까지 코믹물에서 그의 활약은 이어졌다.
이처럼 코미디 장르에서도 비교적 다양한 캐릭터를 보여줬던 차승원은 코미디 전문 배우가 되는 듯한 부담을 느꼈는지 스스로 코미디 장르를 자제하기에 이른다. 이후 스릴러 장르 등 보다 무거운 영화에 집중하며 본인에게서 코미디의 색깔을 지워내고자 한다.
사실 차승원은 코미디가 아닌 장르에서도 무난히 연기력을 펼쳐보여왔다. '혈의 누', '구르믈 버서난 달처럼' 같은 사극, '국경의 남쪽' 같은 애절한 멜로, '포화 속으로' 같은 전쟁물, '눈에는 눈 이에는 이', '시크릿'처럼 날카로운 액션도 있다. 코미디가 아닌 다른 장르를 통해 연기력에 대한 신뢰도를 쌓았다.
하지만 '최고의 사랑'으로 돌아온 차승원을 보면 배우로서 그가 갖는 장점이 뭔지 다시한 번 확연히 깨닫게 해 준다. 과장해도 오버스럽지 않고, 절제해도 유쾌하다. 사실 코미디 배우보다는 완벽한 상업배우라고 지칭하는 편이 맞겠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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