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는 변함없이 3할과 30도루".
KIA 유격수 김선빈(22)이 3할 타율을 회복하는 데에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김선빈은 지난 15일 대전 KIA전에서 3타수 3안타 2타점 2볼넷으로 만점활약을 펼쳤다. 이날 경기 전까지 2할9푼1리였던 타율을 단숨에 3할2리까지 끌어올렸다. 지난 11일 군산 LG전 이후 3경기-4일만에 3할 타율로 돌아왔다. 4경기 연속 무안타 침묵을 깨며 이용규와 함께 막강 테이블세터로서 최고의 밥상을 차렸다.
올해 김선빈의 활약은 KIA에 큰 활력소였다. 2번타자 유격수라는 중책을 맡아 공수에서 훌륭한 활약을 했다. 4월 22경기에서 3할2푼1리 1홈런 14타점으로 맹타를 휘둘렀다. 5월에도 24경기에서 타율2할9푼9리로 존재감을 보였다. 타율은 3할대에서 내려올 줄 몰랐다. 그러나 6월부터 이상 조짐이 보이기 시작했다. 6월 첫 11경기에서 38타수 8안타로 타율 2할1푼1리. 15일 경기 전까지는 최근 4경기 16타수 무안타로 타율은 2할대까지 떨어졌다.

김선빈의 발목을 잡은 데에는 두 가지 요인이 있었다. 하나는 체력. 아무래도 유격수라는 수비부담이 큰 포지션에다 타순도 2번이기 때문에 체력적인 부담이 많았다. 여기에 상대 수비도 김선빈을 대비하기 시작했다. 밀어치기에 능한 김선빈을 잡아내기 위해 수비가 오른쪽으로 치우친다. 체력적인 문제와 상대 수비 시프트에 가로막혔다.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쉽지는 않았다. KIA 조범현 감독도 "힘들기는 할 것이다. 이럴 때 조금 조절해야 하는데…"라며 김선빈에 대한 걱정을 나타냈다.
그러나 기우였다. 김선빈은 15일 한화전에서 100% 출루와 함께 야무진 방망이 솜씨를 보였다. 1회 한화 선발 양훈의 바깥쪽 직구를 힘있게 밀어쳐 우측 오른쪽으로 깊숙하게 보내는 2루타를 터뜨렸고, 2회에도 1사 2·3루에서 바깥쪽 떨어지는 포크볼을 톡 갖다맞혀 우중간에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켰다. 내야 수비가 전진한 상황에서 가볍게 맞힌 결과였다. 4회에도 몸쪽 포크볼을 야무지게 당겨 좌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바깥쪽은 바깥쪽대로, 몸쪽은 몸쪽대로 정확히 받아쳤다. 수비 시프트도 소용없었다.
김선빈은 "최근 부진했고 심적으로 부담감이 있었다. 하지만 코치님께서 신경 쓰지 말고 마음 편하게 하라고 하셨다"며 "수비 시프트에 대해서는 크게 의식하지 않는다. 타격이라는 것이 잘 맞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시프트에 신경 쓰기보다 타격에 더 집중하겠다"며 정공법을 택했다. 김선빈은 이날 특유의 밀어치기로 2개의 안타를 만들어냈다. 수비 시프트를 의식해 잡아당기기만 한 것이 아니었다. 본인의 스타일대로 밀고 나가며 정면돌파했다.
그러나 체력적인 걱정은 있다. 그도 "솔직히 체력적으로 많이 힘든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그럴수록 조절하고 있다"고 말했다. 1번타자 이용규와 함께 환상의 테이블세터를 이루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앞에서 (이)용규 형이 너무 잘쳐서 살짝 부담도 되지만 오히려 더 좋다"고 했다. 이용규가 많이 나가면서 2번타자인 그에게도 타점 기회가 많이 오고 있다. 올해 김선빈의 타점은 벌써 37타점. 데뷔 후 가장 많은 타점이다.
김선빈은 "변함없이 3할 타율에 30도루를 목표로 하고 있다. 시즌 끝날 때까지 열심히 해보겠다"고 했다. 61경기로 절반에 온 시점에서 김선빈의 타율은 3할2리이고 도루는 17개다. 작은 거인의 질주에 브레이크는 있을지언정 좌절은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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