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7이닝 투구' 이닝이터 로페즈의 힘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6 09: 48

역시 최고 외국인 투수답다.
KIA 3년차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36)는 리그 최고의 이닝이터다.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89이닝으로 이 부문 1위에 올라있다.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도 무려 7.3이닝으로 가장 많다. 기본적으로 로페즈가 선발등판하면 7이닝은 기본으로 던진다는 이야기다. 선발로 나온 12경기 중 9경기에서 7이닝 이상 던졌다. 9이닝 피칭도 3경기. 완투는 한 경기밖에 없지만, 내용상 완투에 가까운 경기가 3차례나 되는 것이다. 7승2패1세이브 평균자책점 2.83. 하지만 그보다 더 빛나는 것이 바로 로페즈의 투구이닝이다.
지난 15일 대전 한화전에서 그 이유를 증명해 보였다. 이날 로페즈는 9이닝 6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5실점으로 시즌 첫 완투승을 거뒀다. 올 시즌 가장 많은 5실점을 한 경기였지만 경기 시작부터 끝까지 마운드를 지키며 이를 만회했다. 탈삼진 10개도 올 시즌 최다타이. 카림 가르시아에게 복귀포로 만루 홈런을 맞았지만 그 이후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공을 뿌렸다. 고비가 있었으나 완전히 무너지지 않으면서 재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한 것이다.

이날 로페즈가 던진 총투구수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9회까지 총 109개밖에 던지지 않았다. 이닝당 12개로 끊어 던진 게 효과적이었다. 가르시아에게 만루포를 맞으며 4실점한 6회 17개를 던졌을 뿐 나머지 8이닝에서는 14개 이하로 던졌다. 특히 7~9회에는 고작 31개만 던졌다. 9회에도 로페즈의 공에는 힘이 실려있었다. 탈삼진을 10개나 잡았는데도 투구수가 많지 않았고 9회까지 완투하는데 지장이 없었다.
이닝이터의 기본 요건은 적은 투구수다. 로페즈는 올해 이닝당 투구수가 14.6개로 규정이닝을 채운 투수 중 가장 적다. 타석당 투구수는 고작 3.58개. 초구부터 스트라이크를 과감하게 던질수 있는 공격성과 제구력이 있어야 가능하다. 완투한 한화전에서 로페즈는 34타자를 상대로 무려 27차례나 초구 스트라이크를 잡았다. 109개 공 중에서 76개가 스트라이크일 정도로 제구가 좋았다. 스트라이크 좌우 구석구석을 찔렀다.
경기 후반에는 볼 배합도 바꿨다. 7회부터 포수 마스크를 쓴 김상훈은 로페즈에게 직구보다 변화구 위주로 볼 배합을 유도했다. 김상훈은 "초반부터 볼을 받은 건 아니지만 8회부터 조금 힘이 떨어지는 게 느껴졌다. 싱커를 중심으로 변화구로 승부한 것이 결과가 좋았다"고 설명했다. 이날 로페즈는 직구는 55개에 슬라이더 34개, 체인지업 17개, 싱커성 투심 패스트볼을 3개씩 던졌다. 상황에 따라 스플리터도 던질 수 있다. 구종 자체가 다양한 것도 길게 던질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다.
타고난 육체도 빼놓을 수 없는 요소다. 조범현 감독은 "로페즈의 벗은 웃통을 보면 잘 알 수 있다. 어깨와 팔로 이어지는 등근육을 보면 마치 로봇처럼 단단하다. 바로 여기에서 힘이 나오는 것 같다"며 "구원등판 후 사흘 만에 나와 투구수 100개가 넘어도 구위가 떨어지지 않더라. 팔꿈치도 아프다는 말도 없다"고 혀를 내둘렀다. 그렇다고 투구내용이 나쁜 것도 아니다. 로페즈는 올해 리그에서 가장 많은 9차례의 퀄리티 스타트를 했는데 그 중 8차례가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였다. 양만큼이나 질도 좋은 투수가 바로 로페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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