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0km' 김강률이 보여준 '파이어볼러' 잠재력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6.16 13: 36

점수 차가 크기는 했지만 무사 2,3루 상황에서 한 점도 내주지 않는 투구를 펼쳤다. 최고 150km의 직구와 직구처럼 다가오다 빠르게 떨어지는 스플리터를 바탕으로 탈삼진 두 개도 곁들였다. 두산 베어스 5년차 우완 김강률(23)의 이야기다.
 
김강률은 15일 잠실 넥센전서 13-4로 크게 앞선 8회초 마운드에 오른 뒤 2이닝 2피안타(탈삼진 3개, 사사구 1개)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냈다. 점수 차가 컸기에 세이브가 주어지지 않았으나 의외로 좋은 위기 관리 능력을 보여줬다는 점은 분명했다.

 
경기고를 졸업하고 2007년 2차 4순위로 두산에 입단했던 김강률은 고교 시절 묵직한 볼 끝을 자랑하는 장래성 풍부한 우완으로 주목을 받았다. 2학년 시절부터 서울 지역 1차지명 후보로도 꼽혔으나 중학교 시절 전학 경력이 알려지며 1차 지명 대상에서 제외되기도. 여기에 3학년 시절 발 부상으로 인해 투구 밸런스가 무너지며 지명 순위가 내려가는 비운도 겪었다.
 
2008시즌서부터 상무를 거치며 '2군 에이스' 중 한 명으로 기대를 모았던 김강률. 그는 제대 후 예비역 첫 시즌인 올해 생각만큼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개막 엔트리에 포함되지 못했다. 힘껏 던져도 140km을 살짝 넘기는 직구로 인해 출발이 늦었다.
 
그러나 15일 경기서는 최고 150km의 직구를 앞세우며 넥센 타자들을 상대로 과감하게 던졌다. 9회초 오재일에게 우전 안타, 고종욱에게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내주며 무사 2,3루 위기를 자초했던 김강률은 이후 완전히 다른 투수가 되어 무실점투를 선보였다.
 
대타 김일경을 삼진으로 잡아낸 뒤 김민우까지 삼진 처리한 김강률은 유한준을 상대로 풀카운트까지 가는 끝에 볼넷을 내줬다. 그러나 대타 정범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일축하며 경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아냈다. 볼 끝이 묵직해 타구가 뒤로 밀리는 느낌이 확실했다.
 
빗 속에서 던지기도 했으나 경기 후 만난 김강률의 얼굴은 땀방울로 가득한 채 붉게 상기되어 있었다. "떨려 죽는 줄 알았어요"라는 김강률의 하소연. 그도 그럴 것이 점수 차가 컸던 상황이라도 9회초 부진했더라면 곧바로 2군행 통보를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최대한 제 공을 던지려고 했습니다. 주자가 나간 뒤에는 포심 패스트볼 위주 투구에 스플리터도 간간이 섞었구요. 삼진 잡았을 때 결정구로 썼던 게 스플리터였어요". 스플리터는 김강률이 군입대 전부터 꾸준히 연마했던 구종이다.
 
김강률이 입단하던 당시 두산 스카우트팀은 "쉽게 찾기 힘든 묵직한 볼 끝을 지녔다. 장차 우리 팀 마무리가 될 투수"라며 기대감을 나타낸 바 있다. 고질적인 제구난을 딛고 무사 2,3루 위기를 무득점으로 막아내며 모의고사를 성공적으로 치른 김강률. 그가 다음 경기서도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인가.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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