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종훈, '유격수'박경수에게 고마워하는 이유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6.16 17: 01

박종훈(52, LG 트윈스) 감독이 부상을 당한 주전 유격수 오지환을 대신해 2루수 대신 유격수로 맹활약중인 '수비요정' 박경수(27)에게 "고맙다"는 표현까지 하며 격려했다.
16일 현재 박경수는 60경기에서 2할2푼2리의 타율에 47안타에 그치고 있다. 단순히 타격 성적만 놓고 보면 박 감독의 칭찬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박 감독은 1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야수들의 연속된 부상이 아쉽다"면서 "특히 유격수 오지환이 빠지면서 공백이 생겼는데 그 자리를 박경수가 잘 해내고 있다"고 칭찬했다.

박경수는 주전 유격수인 오지환이 지난 4월 28일 부상을 당하면서 유격수에 공백이 생기자 2루에서 유격수로 자리를 옮겨 수비에서 만큼은 훌륭하게 대체했다. 덕분에 LG가 4위를 할 수 있었던 숨은 비결이기도 하다.
박경수는 지난해 유격수로 32이닝 밖에 소화하지 않았지만 올 시즌 전체 522⅔이닝 가운데 300이닝을 유격수로 소화했다. 유격수에서 실책도 7개나 범했지만 실책보다 그 이상의 역할을 소화해 내고 있다. 2루와 유격수는 비슷해 보이지만 결코 다른 포지션이다. 가장 큰 차이는 타구를 쫓는 스탭의 움직임, 그리고 송구를 할 때 거리 측정이다.
이 때문에 박종훈 감독도 자신의 포지션을 대신해 묵묵히 경기에 나서 최선을 다하는 박경수를 기특하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 때로는 실수를 범해 자책하는 박경수를 보면서도 뭐라고 꾸짖을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박 감독은 "박경수는 자신의 포지션을 떠나 유격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스트레스가 있겠지만 스스로 잘 이겨내고 있다"고 말했다.
박종훈 감독의 칭찬을 들은 박경수는 "감독님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다니 놀랐다. 감사하다"고 말한 뒤 "어려움은 있다. 그러나 내가 극복해야 할 부분이다. 지금 우리 팀을 위해서는 내가 유격수를 맡아야 한다는 생각을 했다. 아직도 조금은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극복해내겠다"며 강한 의지를 불태웠다.
박경수는 올 시즌을 마치고 군대를 가야 하는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가을야구를 하고 훈련소에 입소하고 싶은 마음이다. 박경수는 수비에서 부담이 공격에서 부진으로 나타나고 있지만 수치로 드러나는 성적이 아닌 팀 공헌은 매우 크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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