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보다 빨리 나왔어".
'멕시칸 독수리' 카림 가르시아(36)의 만루 홈런은 비록 팀 패배로 크게 빛을 보지 못했지만 충분히 인상적이었다. 가르시아는 지난 15일 대전 KIA전에서 1-4로 뒤진 6회 2사 만루에서 아퀼리노 로페즈의 2구째 바깥쪽 직구를 통타해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비거리 105m 그랜드슬램을 작렬시켰다. 한국 복귀 5번째 경기에서 나온 홈런으로 의미가 남달랐다. 팀이 승리했다면 가르시아의 날이 될 수 있었다.
한대화 감독도 만족스런 모습이었다. 한 감독은 16일 대전 KIA전을 앞두고 가르시아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자 "특별히 주문한 것은 없다. 원래 해오던 게 있던 선수였다. 연습할 때 몸이 무거워 보이길래 힘을 빼라고 이야기한 것이 전부"라고 말했다. 이어 한 감독은 "홈런이 예상보다 빠르게 나왔다"고 이야기했다. 자칫 적응기간이 길어질 수 있었지만 시원한 홈런 한 방으로 덜어낸 것에 대한 안도였다. 한 감독은 "3할 타율은 바라지도 않는다. 찬스에서 많이 쳐주기만 하면 된다"고 덧붙였다.

강석천 타격코치도 "스윙이 처음보다 많이 좋아졌다. 홈런을 친 것도 바깥쪽 공을 노리고 있더라. 높은 공이 들어오니까 정확히 받아쳤다. 스윙이 퍼져 나오지 않고 간결하게 나왔다. 외국인 타자는 역시 큰 것 한 방을 바라보고 데려오는 것 아닌가. 홈런을 하나 친 만큼 앞으로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날 가르시아는 로페즈의 바깥쪽 높은 146km 직구를 밀어쳐서 왼쪽 담장을 넘겼다.
가르시아 본인도 한결 부담을 던 모습이다. 가르시아는 "5경기 만에 홈런이 나와 기분이 좋았다. 왼쪽으로 밀어칠 생각이었는데 그게 그랜드슬램이 됐다"며 "컨디션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모든 동료들이 잘 대해줘 하루 하루가 재미있다. 특히 류현진이 경기 후 농담과 장난을 많이 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야왕님도 편하게 하라고 하신다. 삼진 걱정 말고 자신있게 휘둘러라고 말했다"며 한대화 감독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가르시아는 한국 말로 정확히 "야왕님"이라고 했다. 야왕의 의미에 대해서도 "베이스볼 킹"이라며 잘 숙지한 모습. 벌써 한화맨이 다 된 가르시아다.
waw@osen.co.kr
<사진> 대전=이대선 기자 / sunda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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