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한 파괴력' 가르시아, "난 달라지지 않았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17 12: 47

"나는 달라지지 않았다".
한화 '멕시칸 독수리' 카림 가르시아(36)는 한물간 외국인선수로 평가됐다. 지난 3년간 롯데에서 활약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그의 약점은 점점 커져갔다. 지난해 시즌 종료 뒤 롯데는 투수력 강화를 명목으로 그와 재계약을 포기했다. 다른 팀에서도 큰 관심을 내비치지 않았다. 외국인선수는 변함없이 투수에 집중됐고, 가르시아 자체에 대한 매력이 많이 떨어져있었다. 한화가 데려올 때에는 "가르시아를 데려오는 데에도 이적료를 줘야 하나"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가르시아는 가르시아였다. 어느덧 한국 복귀 후 일주일. 가르시아는 변함없이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리고, 뜨겁게 화력을 뿜어내고 있다. 복귀 후 6경기에서 22타수 5안타로 타율은 1할9푼2리에 불과하다. 하지만 안타 5개 중 3개가 장타이고 그 중 2개는 그랜드슬램이었다. 6경기에서 벌써 11타점. 경기당 2타점꼴로 쓸어담고 있다. 롯데에서 '미스터 스리런'이었다면 한화에서는 '미스터 그랜드슬램'으로 진화했다. 한화 구단 안팎에서 벌써 '가르시아 효과'로 난리다.

그러나 정작 가르시아 본인은 크게 감흥을 느끼지 않고 있다. 그는 "나는 달라진 게 없다. 타격에도 특별히 폼을 바꾸거나 변화를 준 건 없다. 원래 해오던 대로 하는 것일 뿐"이라며 "타격 자세나 경기에 대한 마음가짐도 모두 롯데 시절과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를 끝으로 상당수 야구인들은 가르시아에 대해 고개를 가로저었다. 낮은 변화구에 약하고 유인구에 방망이가 쉽게 나오는 건 삼척동자도 아는 가르시아의 약점이었다. 그래서 그는 롯데와 재계약에 실패했다. '가르시아만한 타자는 국내에도 많다'는 게 이유였다.
한화는 훌리오 데폴라의 퇴출을 결심할 때부터 가르시아에 주목했다. 한대화 감독은 "새로운 외국인 타자가 오면 40~50경기는 그냥 버린다. 그럴바에야 적응이 된 가르시아를 데려오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 감독은 가르시아에게 "3할 타율은 바라지도 않는다. 찬스에서 많이 쳐주기만 하면 된다. 해오던 것이 있는 선수"라고 믿었다. 그러면서 가르시아에게 "낮은 공에는 신경쓰지 말고 네가 좋아하는 코스를 노려쳐라. 네 강점을 살려라"고 주문했다.
모두가 가르시아의 약점만 바라볼 때 한 감독은 그의 강점에 주목했다. 가르시아는 한 감독을 한국말로 "야왕님"이라고 부르며 "편하게 하라고 한다. 삼진을 걱정하지 말고 자신있게 스윙하라고 한다"고 말했다. 가르시아는 단점이 뚜렷하지만 장점도 확실하다. 바로 홈런과 타점이다. 감독의 주문대로 가르시아는 부담 갖지 않고 시원하게 휘둘렀다. 그는 "야왕님이 하라고 한 대로 했다"고 웃었다. 한 감독도 "역시 가르시아는 타점생산능력이 뛰어나다"고 만족스러워했다.
한화 구단도 가르시아를 데려올 때부터 이 같은 타점 능력에 주목했다. 멕시칸리그에서도 가르시아는 53경기에서 53타점을 올리고 있었다. 가르시아는 "홈런과 타점이 구단에서 나를 부른 이유이고 그게 바로 내가 할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대전에 온 뒤 매일 특타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대화 감독은 "가르시아가 부진하면 그때 가서 차 한잔하면 되지 않나"라며 "어차피 해오던 게 있는데 알아서 잘 해낼 것"이라고 믿어보였다. '나믿가믿'이다. 가르시아는 "한화 구단과 선수단 모두 잘 해준다. 하루 하루가 너무 재미있고 즐겁다"며 호탕하게 웃었다. 역시 가르시아는 여전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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