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국인 좌완 투수 벤자민 주키치(29)가 잠실 야구장을 찾은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앞에서 확실한 눈동장을 찍었다.
주키치는 17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SK 와이번스전에 선발 등판해 1회 1사 이후 박재상부터 2회 6번 최동수까지 5타자 연속 삼진을 잡아내는 등 7⅔이닝 동안 4피안타 1사사구 1실점(1자책)으로 호투했다.
이날 주키치가 선발로 등판한다는 사실을 미리 접하고 경기 시작 30여분 전 도착한 내셔널리그 중부지구 모 구단 스카우트는 경기 중반 OSEN과 만나 "주키치의 구위가 매우 좋다"고 칭찬했다. 주키치는 3회까지 삼진 6개를 솎아내며 퍼펙트 행진을 달리고 있었다.

"경기장에서 주키치가 던지는 모습은 처음 본다"던 스카우트는 "직구 구속은 그렇게 빠르지 않지만 컷 패스트볼, 커브, 체인지업의 위력이 매력적이다"며 높은 점수를 줬다.
주키치는 이날도 지난 5월 15일 목동 넥센전에서 8회 1사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때와 흡사할 정도로 빼어난 피칭을 선보였다. 6회까지 노히트노런을 기록할 수 있었던 것도 스카우트가 말한 것 처럼 다양한 변화구를 안정되게 꾸준히 던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주키치는 직구 최고구속은 145km에 머물렀으나 주무기인 컷 패스트볼이 경기 초반 142km까지 나왔고, 커브와 체인지업은 120km 중반대를 유지하며 완벽한 제구로 선보였다.

주키치는 마운드를 내려가기 전까지 삼진을 11개나 잡았다. 한국 무대 개인 최다 탈삼진이기도 하다. 주키치는 11개의 삼진을 잡는 동안 직구 삼진은 하나도 없었다. 1회 박재상을 비롯해 3명을 컷 패스트볼로, 1회 최정을 비롯한 5명에게는 체인지업으로, 그리고 2회 이호준을 비롯해 3명에게는 커브로 삼진을 솎아냈다.
스카우트는 "직구 구속이 90마일(145km) 밖에 나오지 않아서 크게 매력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면서도 "커터를 비롯한 변화구 구사 능력이 매우 좋을 뿐 아니라 제구력도 수준급이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LG와 계약을 맺은 주키치는 2006년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에 13라운드에 지명됐다. 주키치는 2007년 신시내티 레즈로 트레이드 된 뒤 2008년 더블A와 트리플A에서 27경기에 등판, 11승5패, 평균자책점 3.90을 기록했다. 신시내티 마이너리그 전체 투수들 가운데 탈삼진 4위(126개), 다승 4위(11승), 평균자책점 10위(3.90)였다. 최고의 시즌이었다. 2009년 인터내셔널리그에서도 9승6패, 평균자책점 4.10을 기록했으나 끝끝내 메이저리그에는 한 번도 올라가지 못하고 한국무대를 밟게 됐다.
주키치는 올 시즌 한국무대에서 14경기에 등판해 5승3패 평균자책점 3.39를 기록 중이다. 특히 82⅓이닝 동안 사사구는 27개인 반면 삼진은 76개나 잡아낼 정도로 빼어난 구위를 선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주키치가 메이저리그에서도 어느 정도 활약이 예상될까. 스카우트는 "선발투수로서는 조금 무리가 있을 것 같고 좌완 불펜 투수로서는 활약이 가능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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