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모상기의 데뷔 첫 홈런이 주는 의미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6.18 08: 27

드디어 터졌다. 삼성 라이온즈 '거포 기대주' 모상기(24)가 데뷔 첫 홈런을 신고했다.
모상기는 지난 17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 1루수 겸 6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짜릿한 손맛을 만끽했다. 모상기는 0-2로 뒤진 2회 1사 후 볼카운트 2-2에서 KIA 선발 트레비스의 5구째 직구(147km)를 받아쳐 중월 솔로 아치(125m)로 연결시켰다. 2006년 프로 데뷔 후 첫 안타를 홈런으로 장식했다.
두산 베어스 강타자 김현수(23, 외야수)와 함께 신일고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던 모상기는 2차 6순위로 파란 유니폼을 입었다. 반면 김현수는 신고 선수로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이들의 운명은 엇갈렸다.

2007년부터 두산의 주축 타자로 발탁된 김현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2009년 제 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에 발탁되는 등 국내 최고의 강타자로 군림했다. 2군 무대를 벗어나지 못했던 모상기는 만년 기대주에 머물렀다. 뛰어난 체격(193cm, 100kg)에서 뿜어나오는 장타력은 일품이나 변화구 대처 능력이 부족했다.
모상기는 김현수의 맹활약을 지켜 보며 "친구가 잘 하는 모습을 보니까 기쁘다. 그에 비하면 나는 모든게 부족하다"며 "나도 열심히 노력해 1군 무대에서 함께 만났으면 좋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소속 구단에 복귀한 모상기는 올 시즌 전훈 캠프 명단에 포함되지 못했다. 경산 볼파크에서 굵은 땀방울을 쏟아내며 칼을 갈았다. 그는 2군 남부리그 홈런, 최다 안타, 타점, 장타율 등 4개 부문 선두를 질주하며 '2군 무대의 이대호'라는 찬사를 받았다.
메이저리그 출신 라이언 가코의 부진 속에 1군 승격의 기회를 얻은 그는 이날 경기에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리며 류중일 감독을 비롯한 삼성 코칭스태프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2009년까지 삼성 수석 코치로 활동했던 한대화 한화 감독은 최형우와 박석민을 예로 들며 "2군 무대에서 최정상급 성적을 거둔 선수들이 꾸준한 기회를 얻으면 1군 무대에서도 성공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섣부른 판단일 수 있지만 모상기 역시 다를 바 없다. 데뷔 첫 안타를 호쾌한 대포로 장식한 모상기가 삼성 타선의 새로운 활력소로 자리잡을까. 삼성팬이라면 모상기를 주목해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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