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라이온즈 외야수 배영섭(25)의 타격 자세는 독특하다. 배트는 포수 쪽으로 누워 있고 상체는 홈플레이트 쪽으로 잔뜩 웅크리고 있다. 정석과는 거리가 멀다. 마치 검객의 모습을 연상케 한다.
그는 빠른 배트 스피드를 바탕으로 17일까지 타율 3할1푼9리(207타수 66안타) 2홈런 20타점 20도루 34득점으로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배영섭의 타격 자세에 대해 "준비 동작이 좋아 어떤 공이든 다 칠 수 있을 것 같다"고 극찬하기도 했다.
신곡초등학교 3학년 때 야구에 입문한 배영섭은 "처음부터 이렇게 쳤다"고 대수롭지 않은 반응을 보였다. 이어 그는 "지난해 장효조 2군 감독님의 조언 속에 타격 자세를 조금 바꿨다. 사실 나는 특이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는데 뒤늦게 (교과서적인 타격 자세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고 말했다.

배영섭은 유신고 재학 중에 타격 자세를 바꿔야 한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으나 자신만의 전매 특허를 포기할 수 없었다. 그는 "당시 타격 자세를 바꾸면 방망이가 안 맞을 것 같아 고집을 부렸다. 지금의 타격 자세가 내게 가장 익숙하다"고 대답했다.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 중인 배영섭는 7개 구단의 집중 견제를 받고 있다. 배영섭 역시 "2주 전부터 타석에 들어서면 초구부터 변화구를 던지는 등 예전보다 변화구 비율이 높아졌다. 그리고 몸쪽 승부도 늘어났다"고 말했다.
하지만 집중 견제를 개의치 않는다는게 그의 설명. 배영섭은 "집중 견제를 극복한다는 것보다 변화구를 많이 던지면 그에 대비하면 되고 몸쪽 승부 역시 마찬가지"라고 개의치 않았다.
그래도 보완해야 할 부분도 빼놓지 않았다. 배영섭은 "시즌 초반에 높은 공에도 쉽게 방망이가 나갔다. 지금도 가끔씩 그런 모습이 나오는데 고쳐야 한다"며 "도루할때 스타트가 한 박자 늦다. 김평호 코치님과 함께 단점 보완에 주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배영섭에게 신인왕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자 "아직은 이르다"고 손사래를 쳤다. "아직 시즌을 절반도 치르지 않았다. 몇 경기 못하면 타율이 떨어질 수도 있다. 아직까지 (신인왕에 대해) 특별히 의식하지 않고 매 경기 최선을 다할 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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