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첫 그라운드 홈런’ 롯데 정훈, 발로 지킨 약속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6.18 10: 28

 
[OSEN=목동, 이대호 인턴기자] "이제 (조)성환이 형이 (2루수로)나올 테니 전 다시 벤치에서 대기하겠죠. 오늘 뭔가 꼭 보여 드리겠습니다".
17일 목동 넥센과의 원정경기에 앞서 롯데 2루수 정훈(24)은 차분하지만 다부진 눈빛으로 각오를 드러냈다. 그리고 정훈은 그라운드에서 자신의 말을 지켰다.

이날 경기서 롯데는 선발 송승준의 난조와 야수들의 실책으로 넥센에 1-8로 졌지만 유일한 소득이 있다면 이틀 연속 홈런을 기록한 정훈의 발견이었다. 정훈은 전날(16일) 경기에서는 담장을 넘겨서, 이날 경기에서는 발로 그라운드 홈런을 만들어냈다. 시즌 1호, 통산 70호 그라운드 홈런.
정훈이 롯데 유니폼을 입고 1군 무대에서 뛰는 것은 한 편의 ‘인간승리’ 드라마에 가깝다. 지난 2006년 현대 유니콘스에 신고선수로 프로 유니폼을 입었으나 단 1게임도 출전하지 못하고 방출 당했다. 그 후 현역병으로 입대, 2009년 군 복무를 마치고 모교인 마산 양덕 초등학교에서 코치 생활을 했다.
그 모습을 눈여겨 본 박동수 용마고 감독(현 엔씨소프트 스카우트 팀장)은 정훈의 재능을 아깝게 여겨 롯데에 입단테스트를 받도록 추천했다. 정훈은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고 2009년 신고선수로 롯데의 유니폼을 입는데 성공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정식 선수로 등록, 주로 대타와 대수비로 출전하며 가능성을 보였다.
이번 시즌 역시 1군과 2군을 오가다 주전 2루수 조성환의 부상으로 다시 기회를 잡았다. 정훈은 12일 한화전부터 이날까지 모두 선발 2루수로 출장, 5경기서 3할1푼3리 3홈런 7타점의 맹활약을 펼치고 있다. 시즌 타율은 2할2푼7리.
롯데의 주전 2루수 조성환은 18일 목동 넥센전에 맞춰 그라운드에 돌아온다. 롯데는 주전 2루수의 복귀에 그 뒤를 든든하게 받쳐 줄 정훈의 발견이라는 성과를 얻었다. 프로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에서 뛰기까지 먼 길을 돌아온 정훈의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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