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사가 해결사를 극찬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이 '멕시칸 독수리' 카림 가르시아(36)에 대해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 한대화 감독은 18일 대전 두산전을 앞두고 가르시아에 대해 "정말 대단하다"고 표현했다. 가르시아는 지난 15~16일 대전 KIA전에서 2경기 연속 만루홈런을 터뜨렸고, 17일 대전 두산전에는 연장 10회말 끝내기 스리런 홈런을 작렬시켰다. 3경기 연속 대포 아치를 쏘아올리며 7경기에서 15타점을 쓸어담았다. 찬스에서 누구보다 무서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현역 시절 최고의 해결사로 명성을 떨쳤던 한 감독이 보기에도 가르시아는 인정할 만하다. 한 감독은 "생각이 있는 선수다. 이야기를 하면 받아들일 줄 안다"고 평가했다. 한 감독은 가르시아에게 "삼진 걱정하지 말고 좋아하는 코스를 자신있게 쳐라"고 주문했다. 이어 두산전에 앞서서는 "바깥쪽을 쳤으니 이제는 몸쪽을 공략할 때가 됐다"고 이야기했는데 결정적인 순간 정말로 몸쪽 높은 공을 잡아 당겨 오른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한 감독은 "실투를 놓치지 않느다. 스트라이크존에 들어오는 직구성 공은 그냥 친다"며 "초구부터 적극적으로 자긱 스윙을 할 줄 안다. 그런 자신감이 있으니 찬스에서 더 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르시아는 7경기에서 32타수 7안타로 타율은 2할1푼9리밖에 되지 않는다. 하지만 그 중 3개가 홈런이고 2개가 2루타일 정도로 장타가 많다. 장타 5개를 모두 득점권에서 터뜨리는 등 득점권 타율이 3할8푼5리다.
두산전 끝내기 상황도 꽤 극적이었다. 10회말 2사 2루에서 두산 배터리는 이날 4안타를 몰아친 4번타자 최진행을 고의4구로 거르며 가르시아를 택했다. 가르시아는 정재훈의 2구째 몸쪽 높은 143km 직구를 잡아당겨 오른쪽 담장을 넘겼다. 가르시아는 "기분 나쁘다기보다 기회라는 생각에 기대감을 가졌다"며 고의4구 상황을 떠올렸다. 오히려 찬스를 즐기는 현역 시절 한 감독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 한 감독도 "최진행을 거를 때 좋게 생각했다. 홈런도 구장이 작아서 넘어갔다. 구장 덕을 봤지만 결국 홈런은 홈런"이라고 말했다.
물론 격려만큼 지적도 잊지 않는다. 한 감독은 "가르시아가 아직 약점이 있다"며 "따로 불러서 한 번 말했다. 한국에서 3년을 뛰었기 때문에 너도 투수들을 잘 알지만, 투수들도 너를 다 안다고 했다. 낮은 코스만 조심하고 네 장점을 살려서 자신있게 스윙하라"고 주문했다. 가르시아도 "감독님이 지적해 주시는 부분이 많은 도움이 된다. 믿어주셔서 정말 감사하다"며 '야왕님'에게 절대적으로 신뢰를 나타냈다.
5월 중순부터 한대화 감독은 '야왕'이라는 애칭으로 불렸다. 이는 한화의 상승세와 함께 '야왕 신드롬'으로 번졌다. 그리고 이제는 '가르시아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 한 감독은 "아무래도 (임팩트가) 크지?"라고 반문한 뒤 "내가 조금 약하게 하라고 할까"라는 농담도 던졌다. 한 감독과 가르시아는 이제 떼어 놓을 수 없는 공동 운명체가 됐다. 한화판 '나믿가믿'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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