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강정호, 아웃이 세이프로 둔갑한 이유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6.19 08: 19

[OSEN=목동, 이대호 인턴기자] 18일 넥센과 롯데의 경기가 열린 목동구장.
넥센이 롯데에 4-2로 앞선 7회 2사 만루의 기회를 만들었다. 타석에 들어선 강정호는 임경완의 초구를 받아쳐 3루 라인을 타고가는 빠른 타구를 날렸다. 공이 그대로 빠지면 2루타가 될 상황에서 롯데 3루수 전준우가 몸을 날려 공을 잡아냈다. 그리고 재빠르게 공을 1루수 박종윤에게 송구했다.
바운드가 됐지만 공은 강정호보다 먼저 1루에 도착했다. 하지만 문승훈 1루심은 강정호의 세이프를 선언했다. 롯데 1루수 박종윤과 양승호 감독이 심판에게 항의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결국 넥센은 한 점을 보태는데 성공했다. 이어 오재일의 2루타로 두 점을 더 달아나 사실상 이날 승부를 결정지었다. 그런데 대체 왜 강정호가 1루에서 세이프 됐을까?

야구 공식 규칙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타자가 아웃으로 선언되기 위해서는 타자가 페어볼을 친 후 1루에 도착하기 전에 루상을 지키고 있는 1루수가 공을 정확하게 포구하여야 한다. 여기서 포구란 야수가 날아가는 타구나 송구를 손 또는 글러브로 확실하게 잡는 행위를 가리킨다. 모자나 보호구, 주머니, 유니폼의 다른 부분으로 잡는 것은 포구로 인정되지 않는다.
다시 강정호가 1루에 도착했던 순간으로 되돌아가 보자. 3루수 전준우가 송구한 공은 분명 강정호보다 먼저 1루에 도달했지만 1루수 박종윤은 공을 글러브나 손으로 정확하게 포구하지 못했다. 대신 글러브를 낀 오른 손목과 상체로 공을 감싸 안았다. 박종윤은 재빨리 공을 왼손으로 옮겨 쥐며 심판에게 공을 보였지만 이미 그 사이 강정호가 1루 베이스를 밟고 지나간 후였다.
 
문승훈 1루심도 "아웃을 성립시킬 수 있는 포구를 정확하게 하지 못했다. 글러브나 손으로 볼을 쥐었을 때 포구가 인정되지만 박종윤은 그러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강정호의 이 타구가 내야안타로 선언되며 넥센은 3점을 추가할 수 있었다. 야구에 ‘만약’이란 없지만 9회 롯데가 만든 무사 만루의 기회와 묘하게 겹쳐질 수 밖에 없었다. 찰나에 모든 것이 결정되는 야구의 또 다른 매력을 느끼게 해 주는 순간이었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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