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영광이다".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이 역대 최연소·최소경기 1000탈삼진을 달성했다. 류현진은 지난 19일 대전 두산전에서 6회 1사에서 최준석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는 등 8개의 탈삼진을 추가하며 데뷔 6년 만에 1000탈삼진(1003개) 고지를 돌파했다. 류현진은 가장 고마운 선수로 주저없이 주장 신경현(34)을 꼽았다. 그는 "신경현 선배님이 없었다면 이 기록은 없었다. 데뷔할 때부터 공을 내 공을 받아주셨다.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을 전했다.
류현진은 지난 2006년 한화 유니폼을 입고 데뷔했다. 그때 한화 주전 포수는 신경현이었다. 데뷔 때부터 투포수로 배터리를 이뤄 함께 호흡을 맞췄다. 안정된 투수리드와 수싸움 능력을 갖춘 신경현은 위력적인 강속구와 안정된 제구 그리고 서클체인지업이라는 강력한 무기를 지닌 류현진의 장점을 극대화시켰다. 류현진은 마운드에서 포수 사인대로 고민없이 자신의 공을 뿌렸다. 그래서 나온 단골 멘트가 "신경현 선배님 리드대로 따랐다"라는 것이다.

지난 2006년 4월12일 잠실 LG전에서 1회 안재만을 상대로 데뷔 첫 탈삼진을 빼앗을 때부터 최준석에게 1000탈삼진을 잡는 그 순간에도 류현진의 공을 받은 포수는 신경현이었다. 신경현은 "(류)현진이의 1000탈삼진 기록을 축하한다. 데뷔한지가 엊그제 같은데 벌써 이렇게 대기록을 달성하다니 정말 대단하다. 현진이의 1000탈삼진은 나에게도 영광이다. 그런 투수의 볼을 받을 수 있다는 게 기쁘다"며 류현진 못지않게 기쁨을 나타냈다.
그는 류현진이 가장 고마운 선수로 꼽은 것에 대해 "정말인가. 내가 잘한 게 뭐가 있다고 그러는지 모르겠다. 다 현진이가 잘 던진 것"이라며 "고등학교 때 팔꿈치 수술을 하며 고생을 많이 했다. 그런데 프로에 와 꾸준하게 노력했고 이렇게 우리 한화를 대표하는 선수가 됐다. 팀이 어려울 때나 잘 나갈 때나 마운드에서 언제나 최선을 다했기에 이런 기록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현진이를 보면 정말 대견하다. 내가 더 고맙다"고 말했다.
신경현은 류현진이 최연소·최소경기로 1000탈삼진을 잡을 수 있었던 요인으로 주저없이 강속구를 꼽았다. 그는 "역시 직구 구위가 좋기 때문에 탈삼진을 많이 잡을 수 있었다. 다른 능력도 좋지만 결국 직구 구위가 좋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류현진은 가장 기억에 남는 탈삼진으로 지난해 5월11일 청주 LG전에서 기록한 정규이닝 최다 17탈삼진을 떠올렸는데 신경현도 "나도 그때가 가장 기억에 난다. 그때 현진이가 내 사인을 거부해서 안타를 맞았다"며 껄껄 웃었다.
류현진도 "이상하게 신경현 선배님 리드를 거부하면 안타를 맞더라"고 말할 정도로 신경현에게 절대적인 신뢰를 나타내고 있다. 신경현은 "현진이도 이제는 나이가 된 만큼 투수들을 이끌어가는 모습을 보여줬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도 아프지 않고 계속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뿌렸으면 좋겠다"는 소망을 나타냈다. '이글스의 안방마님' 신경현과 류현진은 결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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