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설지 않다. 이제 너무 익숙해졌다. 재방송을 보는 듯하지만 주인공은 날마다 다르다.
한화는 지난 19일 대전 두산전에서 1-1로 맞선 9회말 무사 3루에서 이대수의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힘입어 2-1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이미 선수들은 직감하고 있었다. 정원석은 모자를 뒤집어 쓰며 대기하고 있었고 모든 선수들이 이제는 익숙한 모습으로 끝내기의 기쁨을 만끽했다. 그럴 만했다. 올해 한화는 끝내기 승리가 벌써 5차례로 리그에서 가장 많다. KIA처럼 공격력이 막강해도 끝내기 승리가 없는 팀도 있다는 걸 감안하면 더 눈에 띈다.
첫 번째 끝내기는 지난 4월6일 대전 KIA전에서 나왔다. 7-9로 뒤지던 경기를 9회말 강동우의 투런 홈런으로 극적인 9-9 동점을 만들어 연장으로 몰고간 한화는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이대수가 유동훈으로부터 좌측 담장을 넘어가는 끝내기 솔로포를 작렬시켜 끝내기 드라마를 완성시켰다. 시즌 1호 끝내기. 방사능 비가 내리는 혼전 속에서 거둔 극적인 승리라 기쁨과 희열이 대단했다.

두 번째 끝내기는 지난달 6일 대전 넥센전이었다. 8-8로 균형을 이루던 9회 선두타자 강동우의 볼넷을 시작으로 만든 1사 만루에서 당일 1군에 등록된 전현태가 10구 승부 끝에 이보근으로부터 좌중간을 꿰뚫는 끝내기 안타를 작렬시키며 화려한 1군 복귀 신고식을 치렀다.
세 번째 끝내기는 '최고참' 강동우의 몫이었다. 지난달 24일 대전 SK전에서 2-2로 맞선 2사 1·2루 찬스에서강 강동우는 이승호(20번)를 상대로 좌익수 앞으로 빠지는 끝내기 안타를 터뜨리며 후배들로부터 구타 세례를 받았다. 이날 승리는 SK전 6연패를 벗어나는 의미있는 한판이었다.
네 번째 끝내기는 '멕시칸 독수리' 카림 가르시아가 이어받았다. 가르시아는 16일 대전 두산전에서 8-8로 팽팽하게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2루 찬스를 맞았다. 2사 1루에서 두산 배터리가 최진행을 고의4구로 거르며 찾아온 기회. 가르시아는 정재훈의 2구째 몸쪽 높은 143km 몸쪽 높은 직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살짝 넘어가는 끝내기 스리런 홈런으로 응징했다.
불과 이틀 뒤에는 다섯 번째 끝내기가 나왔다. 올 시즌에만 벌써 2차례나 끝내기를 터뜨린 이대수는 "두산 시절부터 유독 끝내기 상황이 많았다. 그럴 때면 평소보더 더 집중한다"며 "우리팀 모두 선수들이 이제는 그런 상황이 와도 끝낼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주장 신경현도 "선수들이 계속 이기다 보니 자신감이 완전히 붙었다"고 흐뭇해 했다.
한화는 지난해 끝내기 승리가 두 차례밖에 없었다. 전현태의 끝내기 내야 안타와 최진행의 끝내기 홈런이 전부였다. 한대화 감독은 그때를 떠올리며 "작년에는 끝내기 상황이 와도 끝내지 못했다. 그런데 올해는 달라졌다. 끝내기 승리 같은 걸 한 번 하면 팀 분위기가 크게 살아난다"고 설명했다. 올 시즌 한화는 끝내기 승리가 5번이나 되지만 끝내기 패배는 한 번도 없다. 질 때는 시원하게 지지만 극적인 승부에서는 유독 강하다. 역시 한화는 끝내주는 팀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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