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남자배구 대표팀의 1993년 7월 31일생 주장 윌프레도 레온(201cm). 아직 만 18세가 안 된 어린 나이이지만 주장의 역할은 물론 팀 내 에이스의 역할 모두가 돋보였다.
지난 19일 광주 염주체육관에서 열린 쿠바와 FIVB 남자 배구 월드리그 2011 조별리그 D조 8차전을 마지막으로 한국은 국내서 치를 경기를 모두 마쳤다. 한국은 이탈리아와 프랑스 원정을 남겨두게 됐다.
지난달 28일 수원서 가진 쿠바와 첫 번째 경기서 깜짝 승리를 거두며 24년 간 상대 전적 27연패서 탈출, 모든 이목을 집중시켰던 한국. 그러나 더 이상의 파란은 없었다.

특히 지난 주말에 열린 2연전에서는 모두 0-3으로 패배하며 쿠바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박기원 대표팀 감독은 쿠바에게 2연패를 한 후 "세계의 벽은 높고 험하다"고 말했다. 기량 차이를 확연하게 느낀 것이다.
그 중심에는 레온이 있었다. 레온은 어린 나이에 쿠바 대표팀 주장을 맡고 있다. 물론 처음부터 주장은 아니었다. 당초 쿠바 대표팀의 주장은 시몬(24, 206cm)이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 참가 직전 시몬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쿠바 대표팀을 떠나게 됐다. 그래서 레온이 대신 선임됐다.

올란도 사무엘스 쿠바 감독은 "원래 시몬이 주장이었다. 한국에 오기 일주일 전에 사정이 있어 주장을 갑자기 뽑게 됐다"며 "레온은 나이가 적음에도 성숙하고 경기 경험도 많아 경기에 대한 이해도가 높고 뛰어난 플레이를 보여준다"고 주장 발탁 사유를 밝혔다.
레온은 15세부터 쿠바 대표로 활약했다. 프로는 물론 국제대회 무대에서 경험은 쿠바의 어떤 선수 못지 않다. 사무엘스 감독의 평가처럼 실전에서 능력도 출중하다. 현재 레온은 월드리드 D조 예선서 총 122점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쿠바 내 최다 득점이다. 장신이면서도 90cm의 서전트 점프력에서 뿜어져 나오는 스파이크는 쿠바의 주득점원이다.
분명 한국적인 시각에서는 이해할 수 없는 주장 임명이다. 그러나 쿠바 대표팀의 사정을 이해하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현재 쿠바는 팀의 리빌딩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에 한국에 온 12명의 선수 중 88년 이전에 태어난 선수는 4명뿐이다. 그만큼 어린 선수들이 가득하다. 또한 그들이 핵심이다. 쿠바는 지금 미래의 대표팀을 미리부터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다. 주장도 마찬가지다. 레온은 미래의 쿠바 대표팀을 이끌 선수다.
sports_narcotic@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