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박아셀은 이제 막 첫 솔로 앨범을 낸 신인이다. 본인 표현을 빌리자면 이제 겨우 한 발을 내딛었다.
하지만 ‘가수’가 아닌 ‘음악인’으로 본다면 그는 꽤 인정받은 싱어송라이터 겸 편곡자로 업계에서도 잘 알려져 있는 인물. 박아셀은 스트링 편곡 작업과 피아노 연주, 오케스트라 편곡, 지휘 등을 통해 이터널 모닝(타블로+페니), 에픽하이, 넬, 강균성, 윤하, 박지윤 등의 앨범 작업에 참여했다.

이와 함께 2008년에는 ‘미스틱 퍼즐’이라는 프로젝트 듀오로 앨범을 발매하기도 했다. 이에 더해 지난 14일 1집 정규앨범 '다시 그 길 위를'을 발매하며 솔로 가수로 본격적인 활동에 나섰다.
그의 경력 중 눈길을 끄는 부분은 지난 2009년 개최됐던 MBC '무한도전-올림픽대로 듀엣 가요제'에도 참여했다는 것. 당시 박아셀은 정형돈-에픽하이로 구성됐던 삼자돼면 팀의 ‘바베큐’ 편곡을 맡아 타블로를 도왔다. 비록 1위는 유재석과 타이거JK의 ‘렛츠 댄스(Let's Dance)’로 돌아갔지만 방송 이후 ‘바베큐’는 큰 인기를 끌었다.
더위가 유난했던 어느 날, OSEN 본사에서 만난 박아셀은 바른 이미지의 모범생처럼 보였다. 학교와 집만 왔다 갔다 했을 법한 착한 느낌이라고 하자 그는 “사실은 연습실-집-연습실-집이었다”며 웃었다.
다음은 그와의 일문일답.
-이름이 참 특이하다. 본명인가.
(박아셀) 본명 맞다. 성경에 나오는 야곱의 열 두 아들 중 하나다. 특이한 이름이다 보니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
-작곡, 작사 등 많은 일들을 해왔는데 프로듀싱 경험도 있더라.
(박아셀) 음반 전체를 다 하는 건 박지윤 씨의 이번 새 앨범이 처음이다. ‘미스틱 퍼즐’ 앨범의 경우 멤버였던 승현이 형과 공동 프로듀싱을 했다.
-다른 가수들에게 곡을 주다가 가수로 데뷔하니 어떤가.
(박아셀) 솔직히 내 음악을 하는 게 더 편한 것 같다. 물론 곡을 줄 때도 내 노래라고 생각하면서 작업한다. 근데 편곡의 경우 가수마다 원하는 스타일이 있어서 그걸 맞춰야 한다. 내 음악이 아니다 보니 잘 안되면 어쩌나 더 신경 쓰인다.
-곡을 쓸 때 영감은 어디에서 얻나.
(박아셀) 난 의외로 다른 가수들의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음악 듣는 대신 많이 돌아다니면서 자연과 사물을 관찰한다. 여행을 하다 보면 나만의 이야기들이 생기는 것 같다.
-방송 활동 계획은 세워뒀나.
(박아셀) 이미 한 차례 방송 무대에 올랐다. 지난 15일 방송된 Mnet ‘클럽 엠루트’에 출연해 신곡을 불렀다. 이 프로그램과 비슷한 라이브 무대가 있다면 또 출연하고 싶다.
-공연 계획은 있나.
(박아셀) 오는 7월부터 소규모로 공연할 계획이다. 또 ‘뚝섬 페스티벌’이 곧 열리는데 팀 카베토 멤버들과 함께 참석하기로 돼 있다.
-‘팀 카베토’ 소속이다. 작사가 박창학을 비롯해 노영심 등 대단한 사람들이 모였다. 어떻게 합류하게 됐나.
(박아셀) 솔로 앨범을 홀로 준비하고 있다가 곽은정 기사님을 만났다. 그 때 다른 가수의 앨범을 도와주시고 있었는데 타이틀 곡 가사 때문에 박창학 씨도 녹음실에 있었다. 무턱대고 작사를 부탁드렸더니 곡을 보내달라고 하셔서 저녁에 보냈다. 작곡한 곡을 듣고는 당일 새벽에 가사를 써주셨다. 이윽고 곽 기사님을 통해 회사 없으면 같이 해보자고 제의하셔서 합류하게 됐다.
-팀 카베토는 어떤 의미인가.
(박아셀) 혼자 하려니 무척 외로웠다. ‘팀 카베토’를 만나기 전까지 조언 구하고 할 사람이 없어서 힘들었는데 실질적으로 또 정신적으로 많은 도움이 된다.
-주로 편곡을 많이 했다. 편곡의 매력은 뭔가.
{박아셀) 편곡은 무척 재미있는 작업이다. 어차피 많은 사람은 아니다. 넬이나 박지윤, 타블로 등 몇 안 되는 사람들하고 계속 작업했다. 그러다 보니 이들과 가족처럼 지낸다.
-박지윤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됐나.
(박아셀) 우연한 기회였다. 박지윤 씨가 원래는 (내가) 스트링 연주하는 사람인 줄 알고 부탁했는데 아니라는 걸 알고 얼떨결에 곡을 달라고 부탁했다. 지윤 씨 성격상 부탁하면 거둬들이지 못해서 그랬던 듯싶다. 그래서 30분 정도 피아노로 연주해서 들려줬더니 마음에 든다고 하더라. 지윤 씨 목소리와 너무 잘 어울렸고 한두 번 부르더니 자기 음악으로 소화해 놀라웠다. 음악적 색깔이 잘 맞는 가수이자 말이 잘 통하는 누나다.
-타블로와는 가족 같은 사이라고 들었다.
(박아셀) 예전엔 자신감으로 똘똘 뭉친 사람이었는데 그 일을 겪고 나서 의기소침해진 것 같다. 타블로 형과 함께 스탠포드 동문들을 만나서 이야기도 많이 나눴던 터라 황당했다. 형이 많이 힘들어해 속도 많이 상했다.
-앞으로 어떤 음악 하고 싶나.
(박아셀) 앨범마다 다양한 음악적 스타일을 보여줄 계획이다. 그 때 그 때 생각하는 걸 표현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상업적인 성공은 사실 내 관심사가 아니다.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음악 하고 싶다. 가끔 10센티 같은 그룹이 부럽기도 하다. 쉽게 다가갈 수 있고 재밌게 느껴지니 말이다. 근데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나 같은 사람도 필요하지 않을까.(웃음)
rosecut@osen.co.kr
<사진> DT 제공.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