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화 밤 안방극장에서 세 미녀의 각축전이 벌어지고 있다. KBS 2TV 월화드라마 '동안미녀'의 장나라와 MBC '미스 리플리'의 이다해, SBS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윤은혜까지, 세 사람이 안방퀸 자리를 놓고 격돌 중이다.
일단 승리의 여신은 장나라를 향해 웃었다. '동안미녀'가 거듭된 상승세 끝에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장나라는 이 작품을 통해 6년 만에 복귀하면서 연기력이나 흥행력 면에서 건재함을 입증한 듯 보인다. 물론 경쟁작들과의 시청률 차이가 그리 크지 않은 아쉬움은 남지만 아슬아슬한 가운데서도 이다해와 윤은혜를 상대로 승기를 먼저 잡은 것만으로도 체면 치레는 한 상황이다.

반면 미녀 사기꾼 이다해와 말도 안 되는 5급 공무원 윤은혜는 고전 중이다. 인생 역전을 위해 신분을 위장하고 학력을 위조하며 자신에게 도움이 될 만한 남자 둘을 양손에 떡처럼 쥐고 주무르는 '미스 리플리' 속 미리(이다해 분)나 아무리 봐도 공무원 티 전혀 안 나는, 친구에게 자존심을 세우려는 이유로 위장 결혼을 감행, 온갖 민폐를 저지르고 다니는 '내거해' 속 아정(윤은혜 분)이나 안방의 뭇매를 맞는 분위기다.
뒤집어 생각해 보면 사실상 '동안미녀'의 장나라가 거부할 수 없는 매력을 지녔다거나 남들에 비해 독보적인 연기력으로 승부를 본 것도 아니다. 취업을 위해 나이와 학력을 속인다는 비현실적 설정도 '동안미녀'의 장나라나 '미스 리플리'의 이다해나 맞닿는 부분이 있다. 둘다 사기를 친 건 같다. 물론 윤은혜의 위장 결혼 사기도 대범하긴 마찬가지다. 그런데 왜 장나라의 사기는 '귀엽고 설득력 있는 반면' 이다해나 윤은혜의 사기는 꼴 보기 싫은 행각이 된 걸까.
(이견이 있겠지만) '미스 리플리'의 이다해나 '내거해'의 윤은혜가 아직도 어린이 같은 장나라보다야 비주얼적 매력에서 시선을 끄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대다수 시청자들이 장나라는 예뻐하지만 이다해와 윤은혜에게는 눈을 흘긴다. 그들의 행각이 도통 이해되지 않을 뿐더러 밉상 캐릭터로 비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장나라가 연기하는 이소영이 지극히 소시민인데다 취업, 성차별 등 현 시대의 현실적 문제와 맞서 싸우는 히로인인 반면 이다해나 윤은혜의 캐릭터는 시청자들의 공감을 사기엔 역부족이란 분석들이 많다. 자신의 행복과 성공을 위해 친구를 배신하고 남자들을 홀리는 이다해나, 위장 결혼을 해놓고 수습을 못해 상대남과 주위 사람들에게 민폐나 저지르는 윤은혜나 캐릭터의 설득력이 떨어져 밉상으로 전락한 꼴이다.
issu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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