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용찬-손아섭, '재대결' 기대되는 이유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6.21 10: 48

"아, 이 노래만 들으면 안 좋은 추억이 떠올라서요".(웃음)
 
지난해 여름 인기를 끌었던 남성 듀오의 노래. 그러나 한 젊은 투수는 이 노래에 흠칫 놀라며 소리가 들리지않는 곳으로 이동했다. 두산 베어스의 5년차 우완 이용찬(22)과 롯데 자이언츠 좌타자 손아섭(23)과 관련된 이야기다.

 
2AM 창민과 에이트의 이현이 듀오를 이뤄 부른 '밥만 잘 먹더라'. 그러나 이용찬에게 이 노래는 한동안 안 좋은 기억을 가져다주었다. 바로 지난해 8월 27일 사직 롯데전서 손아섭에게 내준 끝내기 우중월 투런 때문이었다. 시즌 26번째 세이브를 목전에 두었던 이용찬은 이 홈런으로 패전을 뒤집어 썼다.
 
"아우, 이 노래 나오고 손아섭이 들어왔는데 홈런을 쾅 하고 쳐버리니. 근데 (양)의지형도 이걸 등장음악으로 쓰지 뭐예요. 아우, 진짜".(웃음)
 
5-4로 앞선 9회말 1사 2루 볼카운트 1-3에서 이용찬은 5구 째 슬라이더(132km)를 던졌다. 그러나 마침 공이 몰리면서 노림수 타격 능력을 갖춘 손아섭의 방망이를 피하지 못했다.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은 9월 초 불미스러운 일로 전열 이탈했던 이용찬은 결국 세이브 타이틀도 손승락(넥센)에게 양보해야했다.
 
그리고 올 시즌 이용찬은 마무리가 아닌 선발로서 기회를 얻고 있다. 직구 위주의 투구를 보여줬던 이용찬은 변형 체인지업과 커브 등 완급조절형 변화구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그의 올 시즌 성적은 3승 3패 평균자책점 3.45(20일 현재)로 나쁘지 않다.
 
이용찬의 올 시즌 롯데전 등판은 처음이다. 그 가운데 지난해 이용찬에게 아픔을 안겼던 손아섭은 6월 17경기서 3할4푼8리 2홈런 11타점을 기록하며 3번 타자로서 타선의 한 축 노릇을 하고 있다. 비록 최근 5경기서 21타수 4안타(1할9푼1리)로 페이스가 떨어지기는 했지만 시즌 성적도 3할1푼 6홈런 33타점으로 좋은 편.
 
손아섭의 장점은 방망이를 짧게 잡고 저돌적으로 투수의 공을 공략한다는 것이다. 배트를 짧게 잡는 타자는 단타자라는 편견이 있었으나 손아섭은 이를 빠른 배트 스피드로 상쇄한다. 올 시즌 두산전 3경기서 4할6푼2리(13타수 6안타) 1홈런 5타점으로 강한 면모를 비추고 있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개인적으로 3번 타순이 알맞는 것 같아요. 아직 부족한 면이 많지만 찬스 상황에 더욱 집중해 득점권 상황에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습니다". 5위로 뒤쳐진 롯데 또한 상승 발판이 필요한 현재 근성있는 3번 타자 유망주 손아섭의 존재는 팀의 믿는 구석과도 같다.
 
이용찬의 설욕전이 될 것인가. 아니면 손아섭이 다시 한 번 킬러의 본능을 내뿜을 것인가. 21일 그들의 대결은 사직 경기를 지켜보는 팬들의 재미를 배가시킬 요소 중 하나가 되기 충분하다.
 
farinelli@osen.co.kr
<사진> 이용찬-손아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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