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심 잃은 편한 운전 '척추질환' 부르는 지름길
OSEN 강희수 기자
발행 2011.06.21 11: 28

- 베테랑일수록 자세 나빠지는 운전자들… 관절, 척추 건강엔 해로워
- 다리 꼬고, 한 손 운전, 거북 목 자세 등은 척추 건강 위협할 수 있어
- 헐렁한 안전벨트는 사고 위험 높이고, 하이힐 운전은 퇴행성 관절염 유발

 
직장인 P씨 (36세, 여)는 운전 경력 10년을 훌쩍 넘긴 자타공인 베테랑 운전자다. 그런데 며칠 전부터 P씨는 무릎이 시큰시큰한 느낌이 들고, 발목도 뻐근하다. 매일같이 교통 체증 심한 강남 강북을 왔다 갔다 하며 무리하게 운전을 해서 그런가 싶어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말았는데, 시간이 갈수록 통증은 점점 잦아지고 심해지는 것 같다. 결국 혹시나 하는 마음에 가까운 병원을 찾아간 P씨. 장시간 운전도 문제지만 하이힐을 신고 운전하는 P씨의 운전 습관이 더 큰 문제라는 지적을 받았다.
세상을 살면서 초심을 지키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한 번, 두 번, 한 달, 두 달, 한 해, 두 해, 시간이 지나고 익숙해지게 되면 처음의 마음은 곧 잊혀지기 마련이다. 사회 생활을 처음 시작한 신입사원은 대리가 되고, 과장이 되고, 부장이 되면서 초심을 잃고, 무대에 서는 것이 마냥 두려운 배우는 한 번, 두 번 무대에 오르는 경험이 쌓이면 습관처럼 익숙하게 무대에 적응한다. 이는 운전도 마찬가지다. 처음 운전을 시작하는 초보 운전자일 때는 학원에서 배운 것처럼 꼿꼿한 자세로 안전운전을 최우선으로 하지만, 시간이 지나 운전 경력이 쌓이기 시작하면 자세는 점점 비뚤어지고 ‘안전 운전’보다는 ‘편한 운전’을 선호하게 된다. 그러나 삐딱한 운전 자세와 잘못된 운전 습관이 건강에는 독이 될 수도 있어 주의를 요한다.
엉덩이 빼고, 한 손으로 삐딱하게 앉는 운전 자세, 척추 건강에 독!!
처음 운전을 시작한 초보운전자라면 설렘과 두려움에 허리를 꼿꼿이 세우고, 긴장한 상태로 운전을 하지만 베테랑 운전자가 되면 점점 누운 자세로 운전을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엉덩이를 앞으로 지나치게 쑥 뺀 삐딱한 자세로 운전을 하면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이 상승하는 것은 물론, 무릎 관절에도 무리를 준다. 여성들의 경우, 편하다는 이유로 왼쪽 발을 의자에 올린 채 운전을 하기도 하는데 이는 골반을 틀어지게 하고, 자세를 바꿀 때 위험하며, 사고로 인한 충돌 시 충격이 왼쪽 다리로 고스란히 전해져 골절을 입을 수도 있다. 뿐만 아니라 초보 운전 시절에 길들여진 머리가 앞으로 구부정하게 굽어져 있는 거북 목 자세는 어깨와 팔 결림의 원인이 되고, 심한 경우 목 디스크로 발전할 수 있다. 그리고 이러한 거북 목 자세는 신체의 유연성을 감소시키고 시야를 좁게 만들기 때문에 위험한 상황에 신속하게 대처하기 어려워진다. 한 손 운전도 주의해야 한다. 한 손 운전은 한쪽으로 치우친 구부정한 자세를 만들기 때문에 척추통증과 척추측만증의 원인이 될 수 있고, 핸들을 잡는 손의 위치가 너무 위에 있으면 어깨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느슨한 안전벨트는 갈비뼈 골절, 하이힐 운전은 퇴행성관절염으로 향하는 지름길!
베테랑 운전자가 되면서 점차 느슨해지는 것이 또 있다. 바로 안전벨트. 그나마 강력해진 법규 때문에 안전벨트를 매는 사람들이 많아졌지만, 베테랑 운전자들에게 안전벨트는 여간 거추장스러운 것이 아니다. 그러다 보니 벨트를 하긴 해도 대충 헐렁하게 하거나 벨트스톱퍼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매우 위험한 습관이다. 안전벨트는 엉덩이를 시트 깊숙이 밀어 넣어 앉은 자세에서 밑 부분 골반 띠를 허리 아래쪽으로 감아야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배에 착용하는 실수를 범한다. 이는 사고 시 장 파열을 일으킬 수 있어 매우 위험하다. 또한 어깨띠는 어깨 중앙부에 다다르도록 조절해 약간 타이트하게 해야 하지만 답답하다는 이유로 겨드랑이 아래로 느슨하게 착용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는 사고 시 갈비뼈 골절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안전벨트를 아예 착용하지 않은 상태에서 에어백이 터지면 목 부분과 안면부에 치명상을 입을 수도 있다.
 
또한 여성 운전자들의 나쁜 습관 중 하나는 바로 하이힐을 신고 운전하는 것! 운전을 할 때는 고무 돌기가 있어서 미끄러지지 않도록 굽이 낮고 부드러운 드라이빙 슈즈나 편안한 운동화를 신어야 하는데, 여성들의 경우, 신발을 갈아 신기 귀찮다는 이유로 하이힐을 신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이러한 습관은 발목과 무릎 관절, 나아가 척추에까지 무리를 줄 수 있다. 이에 관절, 척추 전문 정동병원 김창우 대표원장은 "하이힐을 신고 운전을 하면 뒤꿈치 지지대가 불안정해 무릎이 계속 들린 상태가 되기 때문에 연골에 무리한 압력이 가해지고, 이로 인해 연골이 닳아 연골 연화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다"고 설명하며, "또한 뒤축이 불안한 상태에서 앞 굽으로만 페달을 조작하게 되면 아킬레스 인대가 긴장 상태를 유지하게 되어 아킬레스 건염이 발생할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처럼 잘못된 운전 습관은 다양한 관절 질환을 초래하는 것은 물론, 사고 시 신속한 대처를 할 수 없어 위험도도 높다. 따라서 베테랑 운전자가 되었다고 자만하지 말고, 초보 운전자의 초심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TIP . 건강 지키는 바른 운전 습관!!]
1. 의자의 각도는 100~110도로 유지. 엉덩이는 뒤로 밀착, 운전대 잡을 때는 팔이 쭉 펴지게, 페달을 밟았을 때 무릎은 다 펴지지 않는 정도의 거리 유지하기.
2. 목 받침대 활용으로 목과 어깨 근육 긴장 풀어주기.
3. 장시간 운전 시, 2시간 운전에 10분 정도는 반드시 휴식 취하기
4. 운전은 반드시 양손으로!! 장거리 운전 시 핸들은 8시 4시 방향으로 잡기.
5. 하이힐 운전은 금물! 반드시 차 안에 운전하기 편한 굽 낮은 신발을 비치해두자.
/생활경제팀 osenlife@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