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느낌이 왔다".
삼성 6년차 내야수 모상기(24)가 거포 본능을 과시했다. 모상기는 21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1 롯데카드 프로야구' 한화와의 홈경기에 7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 3-2로 아슬아슬하게 리드하던 8회 2사 1루에서 박정진의 바깥쪽 141km 직구를 밀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투런포를 작렬시켰다. 지난 16일 광주 KIA전에 이어 5일 만에 터진 시즌 2호 홈런.
사실 이전 3타석에서는 좋지 않았다. 2회 1루 땅볼, 4회 2루 땅볼, 6회 3루 땅볼로 물러났다. 데뷔 첫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으나 무기력하게 물러나기를 반복했다. 8회 어렵게 돌아온 마지막 타석. 그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박정진의 볼을 커트하며 감을 조율했고 시원하게 방망이를 휘둘렀다. 맞는 순간 큰 타구임을 직감케 했다. 쭉쭉 뻗어나간 타구는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모상기는 "사실 이전 3타석에서 범타로 물러나 마음이 좋지 않았다. 이러다 또 2군 가는 것 아닌가라는 생각에 마음이 조마조마했다"며 "하지만 박정진 선배의 공을 커트하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왼손 투수라 마음도 편했다. 어차피 투아웃이고 갖다 대서 죽거나 그냥 죽거나 똑같기 때문에 내 이미지대로 휘둘렀다. 자신감 있었다"고 홈런 직전 상황을 떠올렸다.
타구가 넘어가는 순간 모상기는 오른 주먹을 불끈 쥐었다. 그는 "긴가민가했는데 넘어가더라.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지 느낌이 왔다"며 "경기 전 왼쪽 어깨가 결려서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광주에서 마지막 3타석과 오늘 3타석까지 6타수 무안타였다. 그게 너무 응어리가 맺혀서 나도 모르게 손을 들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모상기는 "감독님께서 나를 믿어주시고 지명타자로 기용하셨다. 그만큼 부담감도 있었지만 감독님 기대에 꼭 부응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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