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영섭과 모상기 사례로 본 삼성의 화수분 야구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6.22 07: 04

FA 시장의 큰 손은 옛말이 됐다. 삼성 라이온즈가 내부 육성을 통한 전력 강화를 꾀하며 화수분 야구의 대표 주자로 자리잡았다. 2008년 채태인, 최형우, 박석민의 맹활약 속에 타선의 세대 교체에 성공한 삼성은 지난해 차우찬, 정인욱(이상 투수), 김상수, 임익준(내야수), 이영욱, 오정복(이상 외야수)을 발굴했고 올 시즌 '젊은 사자' 배영섭(외야수)과 '걸리모' 모상기(내야수) 등 새로운 히트상품을 선보였다.
2009년 2차 4순위로 파란 유니폼을 입은 배영섭은 입단 직후 어깨 수술을 받으며 이렇다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배영섭은 지난해 9월 엔트리 확대로 1군 무대에 입성해 11경기에 출장, 타율 2할9푼2리(24타수 7안타) 3타점 5득점 1도루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 삼성의 1번 타자로 낙점돼 타율 3할1푼9리(213타수 68안타) 2홈런 20타점 34득점 20도루로 신인왕 후보로 급부상했다.
신일고의 중심 타선을 이끌었던 모상기는 2006년 입단 당시 거포 기대주로 관심을 모았으나 변화구 대처 능력이 떨어져 만년 유망주라는 꼬리표를 떼내지 못했다. 국방의 의무를 마치고 올 시즌 팀에 복귀한 모상기는 2군 남부리그 최다 안타, 홈런, 타점, 장타율 부문 선두를 질주하며 1군 진입 기회를 학수고대했다.

외국인 타자 라이언 가코의 부진을 틈타 1군 무대에 승격된 모상기는 17일 광주 KIA전서 데뷔 첫 홈런을 터트린 뒤 21일 대구 한화전에서 쐐기 투런 아치를 쏘아 올렸다. 그동안 오른손 거포 갈증에 시달렸던 삼성은 모상기의 깜짝 활약에 반색하고 있다.
 
이처럼 삼성의 화수분 야구는 스카우트팀의 정확하고 예리한 판단을 통한 유망주 발굴 뿐만 아니라 코칭스태프의 헌신적인 지도와 과감한 기용, 그리고 유망주 양성을 위한 구단의 전폭적인 지원이 완벽한 조화를 이룬 성과라고 표현할 수 있다.
최무영 편성팀장은 "보다 신선한 재료를 공급받기 위해 시장에서 구입하는 것(FA 선수 영입)보다 자체 농장(유망주 자체 육성)을 통해 공급받는게 유리하다"고 육성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리고 장효조 2군 감독은 "머리가 나쁜 건 무덤까지 가는 것이지만 실력은 훈련을 통해 얼마든지 극복할 수 있다"고 땀의 진실을 믿는다.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말한다. 뛰어난 유망주를 보유하고 있더라도 제대로 키워야 한다. 삼성의 고공 행진 비결은 화수분 야구 덕분이다.
what@osen.co.kr
<사진>배영섭-모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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