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이후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은 날이었다. 그래서 꼭 홈런을 때려내고 싶었다".
전날(21일) 그의 홈런포는 '셀프 이벤트'가 아니었다. '빅 보이' 이대호(29. 롯데 자이언츠)가 21일 사직 두산전서 터뜨렸던 생일 자축 솔로포에 대해 이야기했다.

이대호는 22일 부산 사직구장서 두산과의 경기가 비로 인해 치러지지 않으며 약식 훈련을 소화했다. 6월 21일이 생일이었던 이대호는 그날 경기서 4회 솔로포를 터뜨리는 등 분전했으나 팀의 3-6 패배는 막지 못했다.
"상대 선발 이용찬이 앞선 두 타자가 초구에 아웃당해 내게도 초구부터 들어오는 공을 던질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직구(144km)가 몰려 들어와서 휘둘렀다. 넘어갈 것이라는 확신이 생기지 않았는데 그래도 담장 너머로 가더라. 실투였기 망정이지 조금 더 제구가 된 공이었다면 장담할 수 없다".
관중석에서 생일축하 노래가 끝난 뒤 곧바로 홈런을 때려낸 것은 그야말로 장관이었다. 또한 팬들은 경기 후 이대호의 생일을 축하하며 주포의 분전을 위로했다.
"400여 분 되는 팬들이 불꽃도 준비하시고 기다리셨더라구요. 그런데 제가 늦게 와서 불꽃도 다 타버리고. 그런데 어제는 정말 홈런을 치고 싶었습니다".
마침 그날 이대호의 아내 신혜정씨가 관중석에서 남편의 경기를 지켜보고 있었다. 특히 신 씨는 현재 임신 3개월 째. 자신보다 아내와 뱃 속의 아이를 위해 이대호는 홈런의 당위성을 가슴에 품었고 이를 현실화했다.
"임신하고 나서는 처음으로 야구장을 찾은 날이었습니다. 그래서 꼭 치고 싶었어요. 예전에는 아들이 태어났으면 했는데 지금은 그저 태어나서 건강히 자라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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