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대화 감독과 오승환의 훈훈한 만남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22 18: 15

야왕과 끝판왕이 만났다.
22일 대구구장. 경기 전 1루측 원정 덕아웃에서 '야왕' 한화 한대화 감독이 취재진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 그때 한 손님이 덕아웃을 방문했다. '끝판왕' 삼성 마무리투수 오승환(29)이었다. 한 감독과 오승환은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5년간 삼성에서 수석코치와 선수로 한솥밥을 먹은 바 있다.
한 감독은 오승환을 보고는 "왜 왔냐"고 먼저 한마디했다. 오승환은 "감독님 얼굴 뵙기 위해 왔습니다"며 정중하게 인사했다. 한 감독은 "요즘 옛날 (좋을 때) 볼이 나오더라. 왜 자꾸 좋은 볼이 나오는거야?"라고 물었다. 오승환이 "왜 나오냐고 하시다니, 나오면 안 된다는 것인가요?"라며 되묻자 한 감독은 "우리한테는 좀 살살해. 벌써 세이브가 몇 개야"라고 쏘아붙였다.

오승환은 "몇 번 안했는데 세게 던져야죠"라고 대응했다. 하지만 오승환은 올해 21세이브 중 4세이브를 한화를 상대로 따냈는데 이는 두산·넥센과 함께 가장 많은 세이브였다. 오승환의 손을 잡고는 한참 동안 만지작거린 한 감독은 대뜸 "너 FA 몇 년 남았지?"라고 물었다. 오승환은 "내후년 끝난 뒤 FA가 된다"고 답하자 한 감독은 "삼성이 절대 놓칠리 없겠지"라며 입맛을 다셨다. 한 감독은 "수고해라"며 오승환을 격려하고 돌려보냈다.
오승환이 자리를 뜬 뒤 한 감독은 "오승환이 예전보다 나은 듯하다. 볼도 좋지만 제구가 더 좋아졌다. 예전에는 볼이 묵직하고 빨랐지만 제구가 가운데로 몰리는 게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코너코너로 제구가 된다. 그래서 더 치기 어려운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해 오승환은 27경기에서 1승21세이브 평균자책점 0.89를 기록하고 있다. 한창 좋았던 2006년 페이스를 능가할 정도. 야왕도 그런 끝판왕을 인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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