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한화전, 오락가락 비가 만든 풍경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22 21: 51

삼성과 한화의 시즌 11차전이 열린 22일 대구구장. 정오를 넘어서까지 비가 내렸지만 오후 2시를 기점으로 비가 그치기 시작했다. 홈팀 삼성 선수들은 비가 조금씩 흩날리는 가운데 훈련을 시작했다. 얼마 후 하늘은 맑아졌고 비는 완전히 그친 것처럼 보였다. 잠실·광주·사직 등 나머지 3개 구장은 모두 우천 연기됐지만 대구 경기는 정상적으로 치러질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경기 시작 직전부터 먹구름이 드리우기 시작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과 선발투수 차우찬도 걱정스런 눈빛으로 하늘을 바라봤다. 하지만 예정대로 경기가 시작됐고 삼성이 초반부터 기선제압에 성공했다. 생일을 맞은 박석민이 1회 투런포, 2회 스리런포로 연타석 홈런을 작렬시키는 등 3회까지 9-1로 크게 리드했다.
그런데 조금씩 내리던 비가 세차게 내리기 시작했다. 삼성이 4회 무사 만루 찬스를 잡은 상황에서 한화는 마운드를 윤규진에서 정민혁으로 바꿨다. 그 순간 비가 쏟아졌다. 결국 오후 7시48분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생일에 연타석 홈런 포함해 3안타를 몰아쳤던 박석민은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3루측 삼성 홈 관중들은 경기 속개를 외쳤고 1루측 한화 원정 관중들은 애타는 모습으로 비가 계속 쏟아지길 바라는 모습이었다. 

 
하지만 중단 15분 만에 경기가 속개됐다. 3루측 삼성 응원단에서는 환호의 소리가 나왔고, 1루측 한화 원정 관중들의 얼굴에는 수심이 가득했다. 무엇보다 박석민의 얼굴에서 안도감이 흘렀다. 중계 화면에 클로즈업된 박석민은 헬멧으로 가렸지만 웃음을 감출 수 없었다. 삼성은 4회에도 진갑용과 손주인의 연속 적시타로 3점을 추가했다. 승부는 기울었지만 삼성의 맹공은 멈출 기미가 없었다.
어깨가 식은 탓인지 5회 다시 마운드에 오른 차우찬은 안타 3개, 볼넷 2개로 3실점했지만 5회초를 마치며 정식경기 조건을 성립시켰다. 5회초 종료 또는 5회말 공격 중 종료된 경기에서 홈팀이 원정팀보다 득점이 많이 올렸을 경우 강우콜드 게임으로 정식경기가 이뤄진다.
5회말 1사 삼성 공격에서 박한이 타석 중 다시 한 번 비가 몰아쳤다. 오후 8시29분 다시 경기가 중단됐다. 삼성이나 한화나 이미 승패가 갈린 상황이라 강우콜드로 경기가 마무리되어도 이상할 게 없었지만 12분 뒤 경기가 속개됐다. 비가 또 그친 것이다. 삼성은 5회 4점, 6회 1점, 8회 2점을 추가하며 맹공을 퍼부었다. 결국 삼성은 올 시즌 한 경기 최다안타(22개) 및 최다득점(19점) 경기를 만들었다. 오락가락하는 비 때문에 평소 볼 수 없었던 장면들이 나타난 하루였다.
waw@osen.co.kr
<사진> 대구=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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