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온 영웅' 김수경, "1군 마운드가 내겐 행복"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1.06.23 07: 25

[OSEN=이대호 인턴기자] "사실 이렇게 유니폼을 벗게 되나 하는 생각도 했었어요".
지난 11일 넥센 김수경(32)은 2010년 4월 6일 삼성전 이후 432일 만에 마운드에 올랐다. 공교롭게도 복귀전 역시 삼성과의 경기. 김수경은 그날 삼성 타선을 3⅔이닝을 3피안타 무실점으로 막아내며 무사히 1군 복귀전을 치렀다. 이어 15일에는 두산전에 나서 3이닝 1실점, 그리고 21일 LG전에서는 1이닝을 삼자범퇴로 처리해 안정적으로 1군 복귀를 알렸다.
우천 연기된 22일 LG와 넥센의 잠실경기 전 덕아웃서 만난 김수경은 1군 복귀 후 인상적인 활약을 하고 있는 것에 대해 "아직 (전성기 시절)구위가 많이 못 미친다. 경기가 한 쪽으로 기운 후반 투입되다 보니 타자들이 서둘러 승부해 아직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넥센 김시진 감독은 김수경을 1군에 올리며 일단 부담 없는 상황에 투입해 지켜본 후 선발 로테이션 합류를 고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게다가 '영건' 김영민이 무릎 부상으로 한동안 선발진에서 불가피하게 빠질 예정. 김수경은 이에 대해 "아직 선발로 들어가기엔 구위가 올라오지 않아 힘들 것이라 생각 한다"며 "하지만 최대한 많이 던지며 감각을 찾으면 그땐 (선발에)복귀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고 희망을 드러냈다.
김수경은 올해 마운드에 오를 때마다 신인 때로 돌아간 것 같다는 이야기도 덧붙였다. "2군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며 이대로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한 채 유니폼을 벗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했다"며 힘든 시절을 돌이킨 김수경은 "최근 2군 성적이 좋지 않아 마음을 비우고 있었는데 갑자기 1군에 콜업돼 얼떨떨했다"고 1군 복귀 소감을 전했다. 또 "1군 마운드에 오르니 신인 등판 때와 같은 마음으로 돌아간 것 같고 새로운 각오를 다지게 되었다"며 현재 마음가짐을 드러내기도 했다.
끝으로 김수경은 "지금 내게는 보직과 관계없이 1군 마운드에 선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고 기쁨"이라고 웃으며 담담하게 이야기했다. 기약 없는 2군 생활을 견뎌내고 그토록 꿈꿨던 1군 마운드에 다시 오른 김수경. 한때 김수경을 '닥터 K'로 만들어 준 강속구와 슬라이더는 무뎌졌지만 신인의 마음으로 거듭난 김수경의 역투가 기대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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