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2일 대구구장. 삼성 라이온즈 내야수 박석민(26)은 한화와의 경기를 앞두고 진갑용의 포수 장비를 착용한 뒤 불펜으로 향했다. 8개 구단 최고의 개그 본능을 과시 중인 박석민이지만 장난삼아 포수 장비를 착용한 건 아니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포수를 제외한 팀내 타자 가운데 투구의 공을 받을 수 있는 타자는 최형우와 박석민 밖에 없다"며 "포수 자원을 모두 교체했을때 최형우 또는 박석민이 포수로 나설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최형우와 함께 보험용 포수로 낙점된 박석민은 외국인 투수 카도쿠라 겐과 호흡을 맞췄다.
낯선 모습이었지만 제법 잘 어울렸다. 선천적인 재능이 뛰어난 박석민은 기대 이상의 실력을 과시했다. "축구 선수가 아닌 야구 선수"라고 포수 훈련에 자신감을 내비쳤던 그는 정회열 배터리 코치로부터 합격점을 받았다.

그는 "진갑용 선배님을 비롯해 기존 포수들이 부상으로 빠졌을때 땜빵용 포수 역할을 맡을 예정"이라며 "감독님께서 조금씩 훈련하라고 하셔서 하게 됐는데 다 잘 어울린다고 했다"고 껄껄 웃었다. 그러나 그는 "내가 포수 안 하는게 팀에 가장 좋은 일"이라고 덧붙였다.
그라운드의 개그 본좌로 불리는 박석민이 포수 장비를 착용하고 안방을 지킨다면 화제를 일으킬 듯 하다. 물론 박석민의 말처럼 삼성 입장에서는 그가 포수 마스크를 쓰지 않는게 최선의 방법이 아닐까.
what@osen.co.kr
<사진>삼성 라이온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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