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중일 감독이 말하는 '메기론'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1.06.23 07: 26

삼성그룹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경영 철학은 '메기론'으로 요약된다. 고 이 회장은 "봄에 한 쪽 논에는 미꾸라지만 풀어 놓고 다른 논에는 메기도 몇 마리 섞어 놨는데 추수 전에 미꾸라지를 잡아 보면 메기를 함께 풀어놓은 논의 미꾸라지가 더 통통하고 건강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류중일 삼성 라이온즈 감독 역시 무한 경쟁의 중요성을 역설했다. 류 감독은 22일 대구 한화전을 앞두고 "2군에서 올라온 선수들은 죽기 살기로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봉규, 채태인, 조동찬 등 부상 선수들이 복귀가 임박한 만큼 조영훈, 모상기, 정형식 등 주전 공백 속에 기회를 얻은 선수들이 더욱 힘을 내야 한다는게 류 감독의 생각.
1군 복귀가 임박한 강봉규, 채태인, 조동찬을 '5분 대기조'라고 표현한 류 감독은 "조영훈, 모상기, 정형식이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5분 대기조에 밀릴 수 있다"고 채찍질을 가했다. 그리고 류 감독은 "이들이 2군으로 강등되더라도 지금 좋은 모습을 보여 준다면 차후 1군에 선수 보강이 필요할때 우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뜻하지 않은 부상 탓에 2군에 머무르고 있는 강봉규, 채태인, 조동찬은 1군 복귀를 위해 독기를 품고 있다. 치열한 생존 경쟁을 뚫지 못한다면 결코 살아 남을 수 없다는 약육강식의 진리를 잘 알고 있다. 류 감독은 "몸상태가 완벽할때 부르겠다"고 5분 대기조의 분발을 재촉했다.
기존 선수 역시 안심할 입장은 아니다. 류 감독은 "프로 선수는 제 자리를 비켜주면 안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리고 백인천 SBS 해설위원의 말을 인용해 "과거 일본 구단의 모 포수가 왼손 골절상을 입었으나 자신의 자리를 뺏길까봐 참고 뛰었다. 오늘 쉬고 내일 나갈 수 있겠다는 안일한 생각은 버려야 한다. 뛸 수 있는 정도라면 참고 뛰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현재 모습에 안주한다면 퇴보할 수 밖에 없다. 또한 기회를 얻으면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자신의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조용한 자극을 통해 선수단에 경쟁의식을 불어 넣는 류 감독의 전략 속에 고 이 회장의 메기론을 엿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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