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의 인고의 세월을 겪은 '끝판대장' 오승환(29, 삼성)은 올 시즌 한층 강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22일 현재 구원 부문 단독 선두(21세이브)를 질주 중인 오승환은 0점대 평균자책점(0.89)까지 기록할 만큼 난공불락의 위력을 마음껏 발휘하고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오승환이 있어 얼마나 든든한지 모른다"고 반색한다.
야구계에서는 오승환의 올 시즌 구위와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을 수립했던 2006년의 모습과 비교하고 있다. 오승환은 "2006년과 지금의 모습을 비교하기 어렵지만 둘 다 장점은 있다"고 대답했다. 그렇다면 오승환이 말하는 장점은 무엇일까. 그는 "내가 판단할 부분은 아니다. 상대 타자가 느끼는 부분"이라는 전제 하에 "2006년에는 별 어려움이 없이 공을 던졌다면 지금은 부상없이 열심히 훈련한 덕분에 자신감이 커졌다"고 설명했다.
▲지난 날에 대한 아쉬움은 없다

한 야구인은 "오승환이 2년간 부상 탓에 제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전화위복의 계기를 마련했다"고 표현하기도 했다. "지난 일을 돌이켜 보면 그렇게 생각할 수 밖에 없다"는 오승환은 "사람 욕심은 끝이 없다. 내 욕심 같아서는 계속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 적어도 1년 만에 끝낼 수도 있었다. 좋게 생각한다면 그렇다. 그러나 모든게 지난 일이다. 후회해봤자 돌이킬 수 없는 과거다. 앞으로 더 많이 할 수 있는 시간이 있으니가 좋은 것만 생각할 것"이라고 미소를 지었다.
오승환이 대구구장 마운드를 오를때면 웅장한 등장 음악 '라젠카, 세이브 어스'가 흘러 나온다. "오승~환, 세이브 어스!". 그리고 3루 관중석에서는 환호가 쏟아진다. 승리를 확정짓는 기쁨의 함성이라고 볼 수 있다. 반면 상대 선수들은 경기를 포기하고 짐을 싸기 시작한다. 이른바 '오승환 효과'라고 표현한다. 마운드에 오른 오승환은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지으며 기대에 보답한다.

▲아프지 않으면 무조건 잘 해야 한다
부상을 딛고 마운드에 오르는 만큼 그 기쁨과 감동은 배가 된다. 그는 "부상없이 공을 던질 수 있다는 자체가 행복한 일"이라고 말한다. 그리고 "단순히 공을 던져 행복한 것보다 마운드에 올라 반드시 팀 승리를 지키고 싶다"고 투지를 불태웠다. 그는 2년간의 아픔을 통해 느낀게 많고 절박함을 깨닫게 됐다. 오승환은 부상 악령을 떨쳐낸 만큼 "아프지 않는건 당연한 일이고 무조건 잘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동안 '구종이 단조롭다'는 지적을 받았던 오승환은 올 시즌을 앞두고 투심 패스트볼을 장착했다. 그만큼 레파토리가 다양해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오승환은 "그렇지만은 않다"고 손사래를 친 뒤 "1점차 승부가 많아 투심 패스트볼을 던질 여유가 많지 않다. 1점차 승부에서 자신있게 던질 단계는 아니다. 여유가 있을때 많이 던지려고 한다. 현재 완성도는 50%에도 미치지 않지만 자신있게 던질 수 있도록 가다 듬는 과정"이라고 대답했다.
▲올 시즌 200세이브 돌파하는게 목표
현재 186세이브를 기록 중인 오승환이 현재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개인 통산 200세이브 돌파는 유력하다. 삼성 홍보팀 심창섭 차장은 "전반기에 (200세이브를) 달성하는거 아니냐"는 덕담을 건네기도 했다. 오승환의 페이스가 좋다는 의미. 그동안 수치상으로 드러나는 성적에 담담한 반응을 보였던 오승환 역시 "크게 의식하지 않지만 올해 안에 200세이브를 달성했으면 좋겠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일각에서는 2006년 아시아 한 시즌 최다 세이브 신기록 경신 가능성도 조심스레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오승환은 "그런 생각은 전혀 해본 적 없다"고 잘라 말했다. "세이브는 팀 승리와 직결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세이브를 거두고 싶다"는 그이지만 "세이브 상황에서는 반드시 이겨야 하지만 꼭 세이브를 해야만 이기는 것은 아니다. 타자들이 초반부터 활발한 공격을 펼쳐 큰 점수차로 이길 수 있지 않냐"고 밝혔다.
what@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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