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전력이 불안하다는 것이지".
한화는 지난 22일 대구 삼성전에서 굴욕적인 5-19 대패를 당했다. 올 시즌 한 경기 최다피안타(22개)를 맞으며 최다실점(19점) 경기를 했다. 지난 12일 사직 롯데전에서 21피안타로 17실점하며 대패한지 불과 열흘 만이다. 지난 18일 대전 두산전 3-13 패배까지 포함하면 6월에만 벌써 3경기째 10점차 이상 대패. 4점대로 내렸던 팀 평균자책점은 다시 5점대(5.20)로 치솟고 말았다. 올해 한화는 10점차 이상 대패가 4차례로 가장 많은 팀이다.
궁극적으로 대패가 많다는 건 선발투수가 조기강판으로 무너질 경우를 뜻한다. 12일 롯데전과 18일 두산전에서 안승민이 3회를 채우지 못하고 각각 7실점·6실점하며 무너졌다. 22일 삼성전에서는 장민제가 1이닝 6실점으로 난타당했다. 경기 초반 대량실점으로 맥빠졌다. 그러나 이후 나오는 불펜 B조 투수들마저 이렇다 할 안정감을 보여주지 못하는 것이 대패를 야기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한화 불펜은 12일 롯데전에서는 7⅓이닝 10실점했고, 18일 두산전에서는 6⅓이닝 7실점, 22일 삼성전에서는 7이닝 13실점으로 와르르 무너졌다. 승패가 기운 경기라 해도 불펜 B조들의 집중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 한대화 감독은 "불펜 투수들이 약하기 때문에 선발이 무너지면 크게 질 수밖에 없다. 그만큼 아직 전력이 불안정하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정진 신주영 마일영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불펜 투수들이 믿음을 심어주지 못하고 있는 형편이다.
윤규진 송창식 정민혁 등이 불펜에서 존재감이 미미하다. 전천후로 나오는 외국인 투수 오넬리 페레즈는 패전처리로도 믿음을 주지 못하는 모습이다. 애써 끌어내렸던 평균자책점도 몇 경기에서 대량 실점으로 무너지는 바람에 한꺼번에 치솟기를 반복하고 있다. 대패를 당하면 단순한 1패가 아니다. 팀 사기도 문제지만 표면적으로 나타나는 기록에서도 공든 탑이 무너지는 꼴이기 때문이다. 승패라는 것만이 야구의 전부가 아니다. 결과 못지않게 과정도 중요하다.
그래도 희망적인 건 대패 후 항상 결과가 좋았다는 점이다. 롯데전 17실점 후 정민철 투수코치는 투수들의 훈련시간을 1시간 앞당겼다. 스스로 "17실점 투수코치"라며 선수단에 자극을 불어넣었다. 그주 한화는 4승2패를 거뒀다. 그 과정에서 두산전 13실점 패배도 있었지만 이튿날 류현진의 9이닝 1실점 완투승으로 승리했다. 2연패로 몰린 23일 대구 삼성전에는 류현진과 좌우 원투펀치를 구축한 김혁민이 선발등판한다. 한화가 대패 후 승리라는 징크스를 이어갈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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