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력이 떨어지면 생각도 달라진다".
지난 22일 대구구장. 삼성과 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이 최고참 강동우를 불러 이야기를 하고 있었다. 한 감독은 "체력이 떨어지면 자세도 흐트러지고 생각도 달라진다. 체력관리를 잘하라"는 주문을 했다. 한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이 걱정이다. 야구를 잘하려면 더울 때 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에도 선수들의 체력 문제로 어려움을 겪었던 한 감독은 같은 실수를 절대로 반복하지 않겠다는 생각이다.
지난해 한화는 5월까지 20승30패로 7위를 지키고 있었다. 특히 5월에 11승12패로 비교적 선전하며 상승 분위기를 탔다. 그러나 6월에 8승18패에 그치며 최하위로 떨어졌다. 사령탑 데뷔 첫 해였던 한 감독은 "선수들의 체력 문제를 생각하지 못했다. 풀타임으로 뛴 선수가 많지 않아 그런 면이 부족했다"고 떠올렸다. 학습효과 덕분인지 올해는 6월에도 10승9패로 5할 이상 승률을 거두며 선전하고 있다.

그러나 6월말을 향해 가면서 조금씩 체력적인 고갈이 염려되고 있다. 현재 팀내 최고 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가 한상훈(0.276)이다. 장성호(0.271)·정원석(0.264) 등 타선을 이끌었던 베테랑 선수들의 타율이 많이 떨어졌다. 이대수도 가벼운 허리 통증으로 선발 라인업에서 빠지고 있다. 공수에서 중심이 되어줘야 할 선수들이 최근 들어 페이스가 떨어진 것이 눈에 띈다. 한 감독이 걱정하는 것도 이 대목이다.
선수층이 두텁지 못한 한화로서는 기둥 선수들이 꾸준하게 제 몫을 해줘야 하는 팀이다. 나이가 있는 베테랑들과 풀타임 경험이 많지 않은 젊은 선수들이 중심이 되다 보니 체력적인 문제가 나타날 수밖에 없다. 올해는 무더위가 일찍 찾아오면서 선수들의 체력이 화두로 떠올랐다. 그런 가운데 한화는 8개 구단 중 가장 많은 68경기를 소화했다. 62경기를 치른 SK보다 6경기나 더 많이 했다. 우천연기는 단 2차례밖에 안 된다.
6월초에도 한 감독은 선수들과 미팅에서 "많이 먹고 잘 자라. 많이 자는 것 만큼 체력에 좋은 건 없다. 밤에 허튼 짓하고 다니면 스스로 인생을 까먹는 것"이라고 당부했다. 좋은 음식을 많이 먹고 수면을 푹 취하는 것만큼 좋은 보약은 없다는 생각에서였다. 한 감독은 "선수들에게 체력관리를 잘 하라고 자주 말한다. 이제부터 진짜 고비가 될 것"이라고 했다. 한화가 체력적인 문제를 극복하고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을까. 본격 고비가 찾아왔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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