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포 본능이 떴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점도 있다.
삼성 6년차 '거포 유망주' 모상기(24)가 뜨고 있다. 모상기는 지난 21~22일 대구 한화전에서 2경기 연속 7번 지명타자로 선발출장했다. 2경기에서 모상기가 터뜨린 안타는 모두 3개. 홈런이 하나이고 나머지 2개는 모두 2루타였다. 시즌 전체로 범위를 넓혀도 안타 5개 중 2개가 홈런, 3개가 2루타다. 쳤다 하면 장타가 되는 것이다. 그동안 2군에서만 터졌던 모상기의 거포 본능이 1군 무대로 번지고 있다.
신일고를 졸업하고 지난 2006년 2차 6번 전체 47순위로 삼성에 지명된 모상기는 193cm, 100kg이라는 당당한 체격조건에서 나타나듯 타고난 거포형 선수다. 2006~2008년 3년간 2군에서 숙성 기간을 거친 모상기는 2009~2010년 상무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올해 돌아왔다. 이미 2군에서는 이룰게 없었다. 올해 2군 타율 3할2푼8리 15홈런 55타점을 기록했다. 남부리그 타격 2위, 홈런·타점 1위로 2군의 이대호였다.

1군에 올라온 뒤 3번째 경기였던 지난 17일 광주 KIA전에서 데뷔 첫 안타를 중월 홈런으로 장식하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첫 지명타자 선발출장이었던 지난 21일 대구 한화전에서는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쐐기 투런포를 폭발시켰다. 모두 밀어쳐 홈런 타구를 만들 정도로 가공할만한 힘을 과시한 것이다. 힘이 워낙 좋아 걸리면 크게 간다. 최소 2루타 이상 장타를 터뜨릴 정도로 타구를 멀리 깊은 곳까지 보내는 능력이 탁월하다. 1루수 거포로서 잠재력이 대단한 것이다.
모상기도 자신의 역할을 잘 알고 있다. 그는 "내가 대수비나 대주자를 위해서 1군에 온 것이 아니다. 어차피 타격으로 승부해야 한다. 방망이가 없으면 죽는다"며 "한 타석 한 타석에 모든 걸 건다는 생각이다. 기회가 길게 주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여기서 아니면 죽는다는 생각, 다음은 절대 없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말했다. 군복무 시절 포함 5년이 넘는 2군 생활을 보냈다. 이제는 1군에서 뭔가를 보여줘야 한다는 것을 누구보다 절실하게 느낀다.
그러나 보완해야 할 점도 많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아직 1군 투수들의 빠른 직구와 변화구에 대한 대처 능력이 떨어진다. 방망이와 공의 차이가 많이 나는 스윙을 한다. 2% 부족하다"고 모상기에 대한 평가를 내렸다. 모상기는 22일 한화전에서 2루타 2개를 쳤지만 4~6번째 타석에서 모두 3구 삼진을 당했다. 변화구에 방망이가 헛돌다 빠른 직구에 그냥 서서 당하기를 반복했다. 류 감독은 "기회를 줬을 때 잡아야 한다"고 했다. 모상기는 "1군은 제멋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걸 느낀다. 조금 더 힘을 빼겠다"고 다짐했다. 어쨌든 그는 오랜 기회를 줬던 라이언 가코보다 힘있게 스윙을 돌리고 있다. 개선될 여지는 충분하다.
waw@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