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 절 받쳐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팀 성적은 다들 잘 해야 올라갈 수 있는 것이니까요".
주포로서 책임감을 먼저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의 4번 타자 이대호(29)가 "40홈런은 어려울 것 같다"라는 이야기에 이어 꺼낸 말이다.

지난 시즌 3할6푼4리 44홈런 133타점을 기록하는 등 유일무이한 타격 7관왕으로 위엄을 과시했던 이대호. 그는 올 시즌에도 64경기서 3할6푼8리 18홈런 61타점(22일 현재)을 기록하며 다관왕좌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
특히 이대호는 올 시즌을 마친 후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취득한다. 현재 페이스로 보면 더 큰 해외무대서 뜨거운 러브콜이 확실시 된다. 정확성과 장타력을 최고 수준으로 겸비한 거포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찾기 힘든 존재이기 때문.
"타격 페이스가 지난해보다 약간 빠르기는 한 것 같아요. 그런데 과연 지난해만큼의 성적을 기록할 수 있을 지는 모르겠네요. 30홈런 이상은 때려낼 수 있겠지만 40홈런 이상은 힘들 것 같네요. 그 때는 9경기 연속 홈런 기록도 있고 몰아치는 시기도 있었으니까".
100타점은 넘길 수 있겠지만 타율, 타점 면에서도 지난해 만큼의 활황세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는 것이 이대호의 한 마디였다. 지난해 함께 '다이나믹 듀오'가 되었던 홍성흔의 페이스가 지난해만 못한 점과 카림 가르시아의 이적 등으로 인해 투수들의 견제가 심해진 데 대한 자가 분석이었을까.
이대호는 동료의 주춤한 페이스로 인한 견제력보다는 팀의 전체적인 시즌을 생각한 이야기를 꺼냈다. '나 때문에 이긴다'라는 스타의식보다 서로서로의 동반 상승세를 통해 팀이 순항할 수 있기를 바랐다.
"누가 제 앞뒤를 받쳐주느냐가 중요한 게 아닙니다. 일단 저도 잘해야지요. 그리고 팀 성적은 1명이 아니라 다들 잘해야 제대로 올라갈 수 있는 것입니다. 홈런 욕심은 크게 없어요. 팀도 어려운데. 적시타를 때려내고 주자를 모으고 불러들이는 역할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올 시즌 롯데는 아직 제대로 된 연승 바람을 타지 못했다. 이대호는 선수 개개인이 제 몫을 하는 가운데 언젠가 팀이 상승 궤도에 진입할 바람을 탈 수 있기를 기대했다.
"아직 우리 팀이 제대로 바람을 탄 적이 없어요. 언젠가 그 상승세의 바람을 타고 올라가는 시점이 있겠지요. 선수들이 모두 열심히 하는 만큼 그 바람을 조만간 탈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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