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잠실, 고유라 인턴기자] "열심히 해서 1군에 계속 머무를 생각을 해야 하는데…".
김시진(53) 넥센 히어로즈 감독이 선수들에게 끊임없는 노력을 통한 발전을 바라며 애정어린 쓴소리를 했다.
23일 우천 연기된 LG-넥센전에 앞서 김 감독은 "우리 팀은 다른 팀보다 특히 기회가 많은 팀인데 그 기회를 잡는 선수들이 적다"고 안타까워했다.

넥센은 올 시즌 23승 41패 승률 3할5푼9리로 8개 구단 가운데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넥센은 최근 2연패의 부진 속에 7위 한화와의 승차도 4.5경기나 될 만큼 고전하고 있다. 그러나 팀의 위기는 곧 젊은 선수들이 활약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이숭용과 송지만이 2군으로 내려간 이유이기도 하다.
김시진 감독도 "우리 팀은 선수층이 얕아서 열심히 하면 1군에서 활약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큰데, 1군에 올라오면 더 열심히 하기보다는 자신이 원래 1군이었던 것처럼 안이해지는 선수들이 있다"고 질타했다.
김시진 감독은 특별히 어떤 선수를 꼬집어 이야기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은 2군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다가도 1군에 오면 적응하지 못하고 부진한 선수들을 두고 아쉬워했다. 미국 플로리다 스프링캠프 때 밤 늦도록 배트를 돌리고 쉐도우 피칭을 하던 선수들도 이제는 보이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했다.
선수들의 훈련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우리 선수들도 성실하기는 하지만 성실함은 프로야구 선수라면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이라고 냉철하게 이야기했다. 단순한 팀 훈련만으로는 기량이 늘 수 없다는 뜻이었다.
이어 김 감독은 "발전을 위해서는 자기 절제와 끊임없는 노력을 통해 계속 도전해야 하는데 자꾸만 자기 자신과 타협하려고 한다"며 선수들에게 현재에 머무르지 말고 꾸준히 연습할 것을 주문했다.
마지막으로 "고등학교 야구부 졸업생 중 몇 퍼센트나 프로 선수로 진출하냐?"는 질문을 던진 김시진 감독은 "듣기로 12퍼센트 정도가 되는 걸로 알고 있는데, 그렇게 힘들게 들어와서도 1군에서 1승도 못 챙기고 그만 두는 투수, 홈런 한 번 못 쳐보는 타자들이 많다"며 "자신은 선택받은 사람임을 알아야 한다"는 조언을 남겼다.
넥센은 7월 무더위가 찾아오기 전까지 경기 전 특타, 경기 후에도 개별 스윙 훈련을 일괄적으로 할 예정이다. 단지 다음 경기에서 안타 하나를 위함이 아니라 15경기 후, 한달 뒤에, 더불어 시즌 종료 후 훈련이 부족해서 성적이 좋지 않았다는 자책감이 선수들에게 들지 않기 위한 김 감독의 특별 지시다.
팀의 침체 속에서 위기자 기회를 동시에 맞고 있는 넥센의 젊은 선수들이, 김 감독의 따끔한 충고를 계기로 분발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autumnbb@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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