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TL서 2연패를 차지한 스타크래프트2 최강팀 임요환의 슬레이어스가 드디어 무너졌다. 매치포인트를 남겨둔 상황서 3세트를 내리 내주는 통한의 역전패를 허용했다. 반면 MVP는 에이스로 출전한 박수호의 막판 집중력과 활약에 힘입어 지난 시즌 결승전 패배를 멋지게 설욕했다.
23일 서울 신정동 곰TV스튜디오에서 열린 '2011 GSTL 시즌1' 주피터리그 개막전 슬레이어스와 MVP의 경기. 슬레이어스가 2-1로 쫓긴 4세트 임요환이 출전해서 3-1로 앞서갈 때만 해도 경기는 슬레이어스의 승리로 끝나갈 분위기였다. 임요환이 이번 시즌 첫 단체전 승리를 연출하고 문성원 김동주 김동원 등 주력이 출전하지 않았다는 것을 감안하면 거의 승부가 굳혀진 상황이었다.
그러나 5세트부터 믿을 수 없는 역전 드라마가 시작됐다. 행운의 여신도 MVP를 상대로 미소짓기 시작했다. LG시네마 스페셜리그 우승자 박수호가 역전 드라마의 주역으로 나섰다. 박수호는 임요환의 강력한 압박에 불리하게 출발했지만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추격의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위기는 끝나지 않았다. 5세트서 김동주의 강력한 공격에 휘둘렸던 박수호는 부화장이 깨지면서 더욱 궁지에 몰렸다. 더욱 더 김동주가 공세의 고삐를 늦추지 않는다면 사실상 승부가 결정나는 순간. 박수호의 파이팅이 돋보였다. 김동주의 주력 유닛인 불곰의 충격탄 업그레이드가 완성되지 않은 걸 간파한 박수호는 중앙전투서 과감한 돌진으로 김동주를 요리하며 승부를 기어코 원점으로 돌렸다.

기세를 탄 박수호는 최근 슬레이어스서 가장 주가를 올리고 있는 문성원을 환상적인 테란전 솜씨를 뽐내며 짜릿하고 통쾌한 역전승의 마침표를 찍었다. 지난 GSTL 결승전 패배를 설욕하는 값진 승리였다.
한편 이번 대회 강력한 우승후보로 주목받던 슬레이어스는 승리를 눈 앞에 뒀지만 박수호에게 테란 3명이 내리무너지면서 첫 승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슬레이어스 마무리 문성원은 지난 슈퍼토너먼트 패배의 여진을 이어가며 분위기 반전에 실패했다. 패배의 아쉬움 속에서 임요환의 단체전 첫 승은 그나마 건전 위안거리였다.
scrapp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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