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군 복귀' 유창식, "2군 안 가도록 노력하겠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24 07: 01

"2군에서는 다시 오지 말라고 하더라".
지난 23일 아침. 한화 '슈퍼루키' 유창식(19)은 1군행을 통보받았다. 그와 이름이 같은 선배 투수 송창식이 2군으로 내려가는 대신 그 자리를 유창식이 꿰찼다. 유창식은 홀로 KTX를 타고 대전에서 대구로 이동해 선수단에 합류했다. 지난달 1일 데뷔 첫 1군 엔트리 등록 당시에도 유창식은 대전에서 대구로 KTX를 타고 넘어온 기억이 있다. 그러나 유창식은 딱 일주일이 지난 뒤 다시 2군으로 내려간 아픔도 있다.
광주일고 출신으로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돼 계약금 7억원을 받고 입단한 유창식은 특급 유망주로 큰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고교 시절 무리한 여파인지 입단 직후 어깨 염증이 발견됐다. 어깨를 재활하느라 스프링캠프를 온전하게 치르지 못했고 훈련량이 부족했다. 한화 코칭스태프에서도 서두르지 않고 넉넉히 시간을 줬다. 지난달에는 잠깐 1군에서 기회도 줬다.

그러나 1군 첫 3경기에서는 평균자책점 13.50으로 인상적이지 못했다. 데뷔 첫 선발등판이었던 지난달 7일 대전 넥센전에서 2이닝 4피안타 3볼넷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고 곧장 2군행 통보를 받았다. 하지만 2군에서도 꾸준하게 단련했다. 2군 9경기에서 2승3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규칙적으로 선발로 나오며 테스트를 받았고, 다시 한 달이 조금 지난 시점에서 1군 기회가 찾아왔다.
1군에 돌아온 유창식은 많이 그을린 얼굴이었다. 흡사 지금은 퇴출되고 떠난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를 연상시킬 정도. 유창식은 "2군에서 많이 고생했다. 2군은 낮 경기를 하기 때문에 햇빛을 피할 곳이 없다. 정말 힘든 곳"이라고 했다. 그는 "시즌이 끝나려면 멀었지만 뜻대로 잘 안 되니까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다"며 "아직 볼 구위가 만족스럽지 않다. 슬라이더도 제대로 떨어지지 않고 있다. 대신 2군에서 제구와 맞춰잡는 피칭에 집중했다"고 밝혔다.
1군 등록 첫 날부터 활화산 타격을 자랑하던 삼성을 맞아 7회 3번째 투수로 구원등판했다. 이미 8-0 삼성의 리드로 승부가 기울었지만 전날 14점차 대패를 떠올리면 결코 쉬운 상대는 아니었다. 유창식은 7타자를 상대로 안타와 볼넷을 하나씩 맞았지만 나머지 타자들을 모두 범타로 돌려세웠다. 2이닝을 실점없이 잘 막았다. 총 투구수는 32개였고, 직구 최고 구속은 140km. 아직 좋은 컨디션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괜찮은 피칭 내용이었다.
한대화 감독은 "유창식을 당분간 편한 상황에서 쓸 것이다. 1군에 적응을 하라는 의미에서 불렀다. 올해보다는 내년을 위한 것"이라며 "부상이 있는 건 아니다. 구위가 아직 올라오지 않았을 뿐"이라고 말했다. 유창식은 "2군에서 투구수 100개 이상 던지면서 선발 로테이션을 지켰다"며 "지금 1군에서는 선발이든 중간이든 보직을 가릴 처지가 아니다. 무조건 잘해야 한다. 다시는 2군에 내려가지 않도록 노력하겠다"고 스스로에게 다짐을 걸었다.
그때 곁에 있던 1년 선배 안승민이 "그게 네 마음대로 되냐"고 한마디했다. 유창식은 "2군에서도 다시 오지 말라고 하셨다. 열심히 해서 1군에 살아남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재차 다짐했다. 신인왕 레이스는 사실상 물건너 갔다. 물론 올해 30이닝 이상 던지지 않으면 내년에 신인왕 자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유창식은 "적어도 30이닝은 던져야 한다"며 의욕을 보였다. 유창식에게는 시간이 많이 남아있고 앞날도 창창하다. 절대 서두를 필요가 없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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