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들어 있는 해결사 본능이 깨어나는가?
KIA 외야수 김상현(31)은 지난 23일 SK 에이스 김광현(23)을 상대로 연타석 3점포를 터트렸다. 개막 이후 끊임없는 부진에 빠진 김상현의 모습이 아니었다. KIA는 까다로운 선두 SK를 상대로 8-2 낙승을 거둘 수 있었다. 김상현이 터지면 KIA는 이긴다는 방정식을 다시한번 확인했다.
홈런도 중요하지만 잃어버린 타격감을 회복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김상현은 올들어 힘으로 상대를 제압하려는 성향이 강했다. 그래서 "매번 홈런만 치려는 욕망이 타격에 묻어나온다. 힘을 빼고 가볍게 쳐도 홈런이 된다. 빨리 생각이 바꿔야한다"는 말을 수 십번 들었다.

그 역시 2009년의 타격을 찾기 위해 안간힘을 쏟았다. 당시 그는 풀스윙을 하면서도 손목힘을 이용하는 타격을 했다. 물흐르는 듯한 중심이동과 내리 찍는 듯한 스윙으로 미사일 타구를 양산했다. 36홈런과 127타점의 성적표가 나왔다. 그러나 웬일인지 당시의 타격폼을 되찾지 못했다.
김상현은 지난 22일 비로 취소되자 특타를 했는데 실마리를 찾았다. 힘의 타격이 아닌 간결한 타격의 느낌을 찾은 것이다. 이것이 바로 2009년 타격의 열쇠였다. 이날 연타석 3점포가 바로 되찾은 타격에서 나온 것이었다.
이날 경기후 조범현 감독은 곧바로 연타석포 타격장면과 2009년의 타격장면을 비교했다. 결과는 같았다. 조감독은 "올해 김상현은 타격시 (힘이 들어가)왼쪽 어깨가 들렸다. 2009년에는 양어깨가 가볍게 돌아가면서 손목이 빠르게 돌아갔고 타점도 앞에 있었다. 오늘 타격이 그때와 똑같았다"고 반가움을 표시했다.
비로소 미궁에 빠진 슬럼프에서 벗어날 수 있는 활로를 찾은 셈이다. 김상현은 경기후 "간결한 스윙 연습을 했는데 이것이 좋은 타구로 이어졌다"고 밝혔다. 이런 점에서 김상현의 향후 타격이 어떻게 전개될 지 궁금해진다. 단순히 일회성이 그칠 것인지 아니면 타점양산에 돌입할 것인지 주목된다. 물론 KIA는 후자에 잔뜩 기대를 걸고 있다.
sunny@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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