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 리글먼 감독, 계약 연장 안 한다고 돌연 사임
OSEN 박광민 기자
발행 2011.06.24 10: 05

미국프로야구(MLB) 워싱턴 내셔널스 짐 리글먼(58) 감독이 경기 직후 승리 비결을 밝히는 대신 돌연 사임한다고 폭탄 선언했다.
리글먼은 24일(이하 한국시간) 워싱턴 홈구장에서 열린 시애틀 매리너스와 인터리그에서 1-0으로 승리를 거둔 뒤 감독직을 내려놓겠다고 뜻을 전했다. 이유는 구단이 올 시즌으로 끝나는 자신의 감독 임기 연장을 보장하지 않는다는 것.
리글먼 감독은 지난 2009년 7월 매니 액타 현 클리블랜드 감독이 물러난 뒤 워싱턴 지휘봉을 잡았다. 리글먼 감독은 2009시즌을 마치고 워싱턴과 2011시즌까지 계약을 했고, 2012년은 구단이 결정한다는 옵션이 있었다. 그러나 그는 올스타 브레이크가 다가오는 시점이지만 워싱턴 구단이 아무런 말이 없자 불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의 이해하기 힘든 결정에 미국 언론들도 앞다퉈 소식을 전했다. 대체적인 분위기는 리글먼 감독의 결정을 이해하기 힘들다는 쪽이다.
미국 스포츠전문매체인 '스포츠일러스트레이트(SI)'에 따르면 리글먼 감독은 불과 몇 시간 만에 사임 여부가 결정됐다. 그는 이날 경기 전 마이크 리조 단장을 만난 자리에서 "만약 경기 후 연장 발표를 하지 않을 경우 나는 버스에 타지 않을 것"이라고 선전포고했다.
그의 갑작스런 제안에 당황한 리조 단장은 경기 후 리글먼 감독실에 들러 계약 연장을 하겠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리글먼 감독은 사임을 결정했다.
무엇보다 리글먼 감독의 갑작스런 사임에 가장 큰 피해를 본 쪽은 선수들이다. 워싱턴은 내셔낼리그 동부지구에서 매년 최하위였다. 그러나 워싱턴은 최근 12경기에서 11승1패로 상승세를 타며 38승37패를 기록 중이었다. 승률 5할 이상은 모두가 예상했던 기대 이상의 수치다.
리글먼 감독의 관점에서는 기대 이상임은 틀림없다. 그 역시 "내가 가장 치열한 지구 중에서 이 팀을 평균 이상으로 얼마나 잘 운영하고 있는지 봐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단에서 볼 때 창단 후 아직까지 승률이 5할을 넘긴 적이 없었다는 점, 그리고 여전히 시즌 중반이기에 앞으로 결과를 장담할 수 없어 그와 재계약에 신중할 수 밖에 없었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리글먼 감독은 감독 경력 12년 동안 통산 662승 824패를 기록했다. 정확히 162패를 더 한 것이다. 약체를 맡았다고 할 지라도 승률이 저조한 것은 사실이다.
리글먼 감독은 사임 기자회견에서 "나는 58세다. 나는 무시를 당하기에는 나이가 많다"며 자신의 사임에 부당함을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내가 다음에 또 다시 감독직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나는 1년 계약은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하고 기자회견장을 나섰다.
 
한편 존 맥라렌 벤치 코치가 감독 대행직을 맡는다. 맥라렌은 지난 2008년 시애틀 매리너스 감독직을 수행하다 시즌 중반 하차한 경력이 있다.
agassi@osen.co.kr
화보로 보는 뉴스, 스마트폰으로 즐기는 ‘OSEN 포토뉴스’ ☞ 앱 다운 바로가기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