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대호 인턴기자] 흔히 야구 전문가들은 강팀이 되기 위한 조건으로 수비를 꼽고, 그 가운데 센터라인(포수-유격수-2루수-중견수)이 튼튼해야 한다고 항상 말한다. 그리고 가장 많은 공이 몰리는 유격수 자리의 중요성은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하다.
하지만 좋은 유격수는 좀처럼 찾기 힘들다. 오죽하면 대형 유격수가 10년에 한 번 나온다는 이야기가 있을까. 우리 프로야구도 김재박-류중일-이종범-박진만으로 이어지는 '명품 유격수 계보'가 존재한다. 올해 손시헌과 강정호가 부상과 부진 등으로 잠시 주춤한 사이 무섭게 떠오르며 전설에 도전하는 '젊은 피' 유격수 두 명이 있으니 바로 KIA 김선빈(22)과 삼성 김상수(21)다.
'최단신 유격수'로 유명한 김선빈은 올해 자신이 가진 재능을 맘껏 뽐내며 데뷔 후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김선빈은 64경기에 출전해 3할 8리 3홈런 37타점 43득점 17도루로 리그 최고의 '공격형 유격수'로 자리매김 했다. 수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며 KIA가 상위권에 오르는데 큰 보탬이 되고 있다. 팬들은 이런 김선빈에게 '무등 메시'라는 재치 넘치는 별명까지 지어주는 등 애정을 보내고 있다.

김상수 역시 단점으로 지적되었던 공격력을 강화해 삼성의 '하위타선 클린업'으로 활약하고 있다. 올해 64경기에 나서 타율 2할8푼7리 2홈런 28타점 24득점 9도루를 기록하며 하위 타선에서 상대 투수를 괴롭히고 있다. 또한 아마 시절부터 정평이 나 있던 수비에서도 유일하게 지적되던 송구 불안을 극복하며 최고의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원조 국민 유격수' 김재박(57) 전 감독은 두 차세대 주자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 김 전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해 "아직 수비에 있어서 보완할 점이 많다"며 입을 열었다.
김 전 감독은 "(두 선수 모두)아직까지 수비 기본기를 무시하고 플레이 하는 게 보인다"며 "볼을 잡는 기본 동작이나 그라운드 볼 처리, 송구, 플라이 볼 등을 수비하는 모습에서 아쉬움이 남는다"고 따끔한 일침을 가했다. 이어 "두 선수 기본적으로 훌륭한 수비 능력을 지녔다. 하지만 아직 불안한 것이 많이 있으며 기본기를 더욱 충실히 다져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충고했다. 많이 보완되긴 했지만 여전히 김선빈은 뜬 공에, 김상수는 송구 불안정이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하지만 김 전 감독은 두 선수에 대한 칭찬도 빼놓지 않았다. "두 선수 모두 빠른 발을 갖고 있고 주루에서 센스가 돋보인다"며 "공격 역시 지금도 잘 하고 있지만 타석에 좀 더 많이 들어가 경험을 쌓는다면 더 좋아질 선수들"이라고 치켜세웠다. 또한 "두 선수 모두 앞으로 발전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 장점"이라며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높게 봤다.
마지막으로 김 전 감독은 두 선수 가운데 누구를 '명 유격수 김재박'의 후계자로 꼽았을까. "지금까지 공격하거나 수비하는 것으로 봤을 때 (김)상수가 더 (내 선수때의 모습에)가깝지 않나 싶다"고 김상수의 손을 들어준 김 전 감독. 선배들의 전설에 도전하는 두 젊은 유격수가 어디까지 성장할지 기대된다.
cleanupp@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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