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롯데의 미묘한 관계 이번에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1.06.25 09: 05

"현진이도 팀도 살아나는 계기가 됐지".
한화 '괴물 에이스' 류현진(24)에게 지난 10일 사직 롯데전은 잊을 수 없는 경기였다. 이날 류현진은 2이닝 7피안타 1볼넷 1탈삼진 5실점(4자책)으로 난타당했다. 데뷔 후 최소 투구이닝과 탈삼진이라는 굴욕을 당했고 팀도 패했다. 이날 경기를 끝으로 류현진은 5승6패로 승보다 패가 많은 투수가 됐으며 평균자책점은 4점대(4.15)까지 치솟았다. 모든 게 류현진답지 않았다. 순식간에 무너진 이날 경기가 결정타였다.
한대화 감독도 그날을 떠올리며 "경기 전부터 비가 조금씩 내리는데 찜찜했다. 경기 시작하자마자 빗맞은 안타와 실책에 홈런을 얻어맞으니 정말 정신없었다. 류현진 본인도 얼마나 던지기 싫었겠나"라고 했다. 하지만 류현진은 그렇지 않았다. 한 감독은 "본인은 계속 던지겠다고 고집을 부리더라. 원래 2회에 바꿀 생각이었다. 결국 다음주 2번 등판시키는 것을 약속한 뒤 바꿨다. 그러지 않았으면 계속 던지려 했을 것"이라고 기억을 더듬었다.

그게 바로 데뷔 첫 3일 휴식 후 등판이었다. 이날 류현진은 49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고 코칭스태프도 류현진의 의지를 존중해 줬다. 류현진은 "앞으로는 살살 던지지 않고 세게 던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14일 대전 KIA전에서 7이닝 5피안타 2볼넷 11탈삼진 3실점으로 선발승을 거둔 류현진은 19일 대전 두산전에서도 9이닝 6피안타 2볼넷 8탈삼진 1실점으로 완투승하며 완벽하게 부활을 알렸다.
KIA전에서 류현진은 110개 공 중에서 무려 60개를 145km 이상 강속구로 뿌렸다. 이날 류현진에게 홈런을 뽑아낸 KIA 나지완은 "어떻게 쳤는지도 모르겠다. 지금까지 봐온 현진이 공 중에서 가장 위력적이었다"고 했다. 두산전에서는 올 시즌 최고 153km를 뿌렸다. 마지막 9회에도 152km가 찍혔다. 한 감독은 "3일만의 등판이 성공했다. 현진이 자존심을 살리는 계기가 됐고 팀은 팀대로 좋았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류현진이 다시금 롯데를 만난다. 25일 대전 롯데전에 선발투수로 예고된 것이다. 24일 경기에서 안승민이 예고됐지만 우천 연기가 되자 한화는 류현진으로 바꿨다. 5일 휴식 후 등판. 한대화 감독은 "현진이 등판 간격은 정상적으로 지켜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신에게 자존심에 상처를 입히고 작심하게 만든 팀을 상대로 설욕의 기회를 잡은 것이다. 이미 지난번에도 설욕했던 기억이 있다.
류현진은 시즌 개막전이었던 4월2일 사직 롯데전에서 4⅓이닝 8피안타 5볼넷 5탈삼진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이후 2경기에서도 무너지며 데뷔 첫 개막 3연패를 당했다. 하지만 3전4기의 심정으로 나선 4월20일 대전 롯데전에서 류현진은 8이닝 6피안타 3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설욕에 성공한 바 있다. 벌써 4번째 등판이 되는 롯데전. 과연 이번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궁금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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