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임재범의 카리스마에 1만여 관객이 열광했다.
임재범은 25일 오후 7시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전국 투어 콘서트 '다시 깨어난 거인'의 서막을 열었다.
이날 공연장은 MBC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의 화제의 열기를 확인할 수 있는 장소였다. 빡빡히 들어선 관객들은 10대부터 50대 이상까지 다양한 연령층을 보였다. '임재범을 알아야 락을 알지' 회원들 같은 임재범 팬덤을 기본으로 '나는 가수다'를 통해 임재범을 알게되고 좋아하게 된 관객들로 공연장은 발 디딜 틈 없이 성황을 이뤘다.

공연 역시 '나는 가수다'의 향취가 많이 배어났다. 임재범은 오프닝 무대를 마치고 난 후 "졸지에, 갑자기 '나는 가수다'에 나가게 돼서 저를 모르시는 분들까지 저를 알게 되셨다"라며 "이날 신정수 PD('나는 가수다' 연출)도 와 주셨다"라고 말했다. 신정수 PD는 곧바로 일어나 관객들에게 인사했고 환호를 받았다. "아직도 청중평가단 앞에서 노래하는 기분이다. 지금도 '나는 가수다' 같다"라는 소감을 전하기도.
"얼마나 센 프로그램이면 맹장이 터져겠느냐, 가수들이 함부로 놀고 먹자, 연예인들이니까 대우 받자 이런 시기는 지나갔다"라고 '나는 가수다'가 갖는 의미에 대해서도 전했다.
또 '나는 가수다'에 함께 출연한 후배가수 김범수와 윤도현이 영상을 통해 가수 임재범의 존재감에 대해 전했다. 임재범은 '나는 가수다'에서 불러 화제를 모았던 '여러분'으로 다시금 관객들의 눈을 촉촉히 젖게 했다.
임재범은 "맹장수술하고 넉 달 동안은 소리내지 말라고 했는데 관객들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사생결단으로 무대에 섰다"라고 말했지만 얼마 전 맹장수술을 한 사람이라고는 믿어지지 않을 만큼 폭발적인 성량과 포효하듯 개성 넘치는 목소리로 보고 듣는 이를 압도했다.
드라마틱한 음색은 풍성한 레파토리와 함께 어우러졌다. '비상', '고해', '너를 위해' 등 임재범의 록발라드 히트곡들과 소울다이브와 함께 한 '주먹이 운다'같은 이색 무대, 디아블로와 함께한 강렬한 록 무대 등 다양한 장르가 숨가쁜 재미를 선사했다. 특히 록 공연을 펼칠 때는 스모킹 화장에 꿰뚫는 듯한 시선으로 본인의 별명인 '호랑이'를 눈 앞에서 보는듯한 느낌을 선사했다.
임재범의 이번 공연은 본인의 굴곡졌던 인생을 회고하는 자리이기도 했다. 평탄치만은 않았던 어린 시절, 방황했던 시간, 그리고 성공, 다시 어두운 잠적, 그리고 '나는 가수다'.. 임재범은 직접 내레이션으로 자신의 인생을 조용히 읊으며 음악이 험난했던 삶에 한 줄기 빛이자 원동력이었음을 전했다. 이는 관객들의 노래를 향한 감정 이입을 더욱 높이는 역할을 했다.
또 상의를 벗고 강렬한 문신을 그대로 드러내며 나이를 무색케 하는 섹시한 면모를 뽐내는가 하면, 이날 공연장을 찾은 딸 지수를 향해 '아빠가 바빠도 이해하라'는 내용을 전하며 자상한 아버지의 면모도 보였다. 무대 중간 중간에는 나훈아, 이덕화, 로버트 드니로 등의 성대 모사로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스스로 "50세라 힘들다"라며 눙을 치기도 했지만 20대 같은 그의 야성미는 조금도 죽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nyc@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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