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좌완 김창훈, '희귀 사이드암' 변신 시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1.06.26 15: 43

7년 전 계약금 4억2000만원을 받았던 대형 좌완. 그러나 길고 긴 수술과 재활, 병역 공백의 터널에 숨어있던 그가 색다른 변신을 시도한다. 두산 베어스 좌완 김창훈(26)이 희귀한 좌완 사이드암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김창훈은 최근 팔 각도를 내리고 구속보다 무브먼트로 어필하는 사이드암 투수로 전향, 불펜투구를 통해 실전용 특화를 노리고 있다. 천안 북일고 시절 초고교급 투수로 각광받은 뒤 2004년 연고팀 한화에 1차 지명으로 입단했다.

 
그러나 첫 해 3승 후 팔꿈치, 어깨 수술을 받으며 기억 속에서 잊혀졌던 그는 2009년 말 유격수 이대수가 포함된 트레이드를 통해 우완 조규수와 두산으로 이적했다. 그리고 지난 시즌 막판 좌완 원포인트로서 9경기서 평균자책점 3.52로 가능성을 비췄다.
 
2011년 7년 만에 해외 전지훈련에 포함되었으나 막판 어깨 통증으로 중도 귀국했던 김창훈은 올 시즌 4경기 평균자책점 6.75(26일 현재)의 성적만을 남긴 채 2군으로 내려갔다. 마음처럼 올라가지 않는 공 스피드로 인해 김창훈은 고민 끝 좌완 사이드암으로 변신을 시도했다.
 
좌완 사이드암은 국내에서도 희귀하다. 일단 좌완이라는 점으로도 희소가치가 있기 때문. 과거 투수 김재현(한화)이 LG 시절 시도하기도 했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성공케이스는 없다. 지난해 두산 좌완 지승민도 사이드암 투구를 시도했으나 별 효력을 보지 못하고 방출되었다.
 
"김진욱 코치와 메이저리그 경기 영상을 보다가 좌완 언더스로인 마이크 마이어스(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양키스 시절 영상을 봤는데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느꼈어요. 그래서 마이어스의 투구를 참조하며 언더스로보다는 사이드암으로 전향을 시도 중입니다".
 
아직 2군 실전에서는 사이드암으로 나오지 않은 상황. 그러나 불펜 투구를 통한 팀 내 평가는 좋은 편. 스피드도 130km 중후반으로 정통파와 달라 투구 타이밍을 맞추기 어려운 사이드스로임을 감안하면 괜찮은 편이다.
 
"경기에서 시험은 하지 못한 만큼 제구력은 미지수입니다. (유)재웅이 형이 시뮬레이션 피칭 때 타석에 섰는데 치기 힘든 공이라고 칭찬해줬어요. 그리고 양 다리가 크로스 되는 시점에서 팔 각도와 이루는 각이 커지면 투구 위력이 더 좋아질 것 같다고 하더라구요".
 
고교 최대어 중 한 명으로 각광받았으나 여러 차례 은퇴 위기도 겪었던 김창훈. 잃을 게 없는 만큼 그의 전향을 향한 각오는 투철했다.
 
"정말 바꾸기로 마음을 먹었으니 다른 생각은 절대 갖지 않으려고 합니다. 일단 한 번 팔을 내렸으니 잘 되는 데만 집중하려고 해요".  
 
farinell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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