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와 멀어지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었다".
고려대학교(이하 고대)와 연세대학교(이하 연대)의 농구 OB팀의 첫 대결은 고대의 승리로 끝났다. 고대는 26일 서울 잠실 학생체육관서 열린 연대와 'XTM 라이벌 매치 1' 어게인 1995, 고·연전에서 높이의 우세를 앞세워 72-60으로 승리를 거뒀다.
이날 경기장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은 선수는 '산소같은 남자' 이상민. 은퇴 후 미국으로 건너간 이상민은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간간히 소식만을 전하던 그는 원래 이번 추억의 경기에 참가하지 않으려고 했다. 하지만 연대 OB팀의 수장인 박수교 감독의 전화를 받고 바로 참가를 결정했다.

이상민은 "박수교 감독님의 전화를 받지 않았다면 나가지 않으려고 했다. 승패를 떠나서 감회가 너무 새롭다. 잊혀지지 않는 기억으로 남을 것 같다"면서 "은퇴 후 농구공도 잡지 않고 가족들에게 집중하려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 참가하면서 다시 새롭게 설레게 됐다. 5분을 뛰더라도 열심히 뛰겠다는 생각만 했다"고 밝혔다.
선수생활을 하는 동안 무심했던 가족들에게 모든 것을 집중했던 이상민은 미국에서 랭귀지 코스를 밟으며 평범한 삶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인터넷으로 농구 뉴스도 보지 않았다는 이야기를 하면서 애써 지우기 위한 노력도 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그는 고려대와의 정기전에 대해서 생각하면 피가 끓는 모습이었다. 이상민은 "중학교 시절부터 정기전을 위해 연세대에 입학하겠다는 목표를 가졌다"면서 "농구를 하면서 수많은 경기를 해봤지만 정기전에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 지금 생각해 보면 너무 행복했던 시간 같다"고 말했다.
한편 선배인 문경은의 지도자 생활 시작에 대해 그는 "고교시절 부터 알고 있던 (문)경은이형은 분명 잘 해낼 것이다. 또 잘됐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격려를 아끼지 않았다.
10bird@osen.co.kr
<사진> 잠실학생체=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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