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 휴식기였다.
지난 주말 프로야구는 모두 쉬었다. 3연전으로 확장하면 지난 25일 대구 삼성-넥센전이 유일하게 벌어진 경기. 월요일 휴일까지 감안하면 나머지 6개팀들은 무려 4일이나 휴식을 취하게 된 것이다. 예년보다 이르게 찾아온 장마전선이 뜨겁게 달아올랐던 프로야구를 한 템포 쉬어가게끔 만들었다. 때마침 올해 전체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49.6%가 치러져 반환점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찾아온 휴식기. 상당수 팀들이 대체적으로 장마 휴식기를 반가워했다.
1위 자리를 위협받고 있는 SK는 레다메스 리즈-벤자민 주키치-박현준으로 이어지는 LG 원투스리 펀치 폭탄을 피하는 최고의 행운을 누렸다. 게리 글로버를 제외하면 확실한 선발투수가 없는 데다 불펜의 과부하로 마운드가 지쳐있는 상황에서 때마침 장마 휴식기를 누렸다. 주말 3연전 상대가 리즈-주키치-박현준이 대기하고 있던 LG였다는 점에서 매우 적절한 시기에 장마 휴식기가 찾아왔다. 김재현의 은퇴식이 무산된 것이 가장 큰 손실.

7위 한화도 오랜만에 푹 쉬었다. 나이가 있는 베테랑 선수들과 풀타임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주축이 되어있는 한화는 우천연기가 단 2차례로 가장 적은 팀이었다. 지난 4월22일 대전 두산전을 끝으로 두 달 넘게 우천 연기가 없었다. 쉼없이 달려온 시점에서 선수들에게 꿀맛같은 장마 휴식기가 찾아왔다. 때마침 주중 대구 3연전에서 삼성에게 7주 만에 3연패를 당하며 페이스가 꺾이던 시점이라 더욱 반가운 장맛비였다.
LG와 롯데도 장마 휴식기를 톡톡히 누렸다. LG는 6월 18경기에서 8승10패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부상선수들이 많았고 선발투수들이 체력적으로 지친 기색이 엿보였다. 그런 시점에서 무려 6일이나 되는 긴 장마 휴식기로 한숨 돌릴 수 있게 됐다. 롯데도 6월 19경기에서 7승12패로 넥센과 가장 좋지 못한 성적을 내고 있었는데 적절한 시점에서 장맛비가 쏟아졌다. 불펜의 과부하를 덜고, 부상당한 황재균의 공백을 최소화할 수 있게 됐다.
장맛비가 가장 아쉬운 팀은 아무래도 2위 삼성이다. 삼성은 주중 3연전에서 한화를 상대로 3연승을 거두며 1위 SK에 승차없이 따라붙었다. 주말 넥센과의 3연전을 통해 역전도 노렸으나 첫 경기에서 5-9로 불의의 일격을 당한 뒤 주말 2경기가 모두 우천으로 연기됐다. 타선이 폭발하고 팀이 전체적으로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는 점에서 장맛비가 아쉬웠다. 설상가상으로 SK전에 포커스를 맞췄던 LG의 '원투스리 펀치'가 이번 주중 삼성전에 출격한다는 점에서 장마 휴식기의 후폭풍도 걱정된다.
6월 19경기에서 13승6패로 8개 구단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내고 있는 KIA도 장마 휴식기가 내심 아쉽다. 탄탄한 선발진이 꾸준하게 돌아가고 있고, 김상현이 부활하고 있는 좋은 흐름에서 장맛비로 어쩔 수 없이 숨을 골라야 했다. 올해 상대전적에서 6승2패로 우위를 보이고 있는 두산이 맞상대였다는 점에서 더욱 아쉽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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