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가 승부수를 던졌다.
한화는 27일 외국인 투수 오넬리 페레즈(28)를 웨이버 공시했다. 이미 이달초 외국인 투수 훌리오 데폴라(29)를 임의탈퇴시키며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36)를 영입한 한화는 2장의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모두 소진했다. 지난달 경영진 교체와 함께 대대적인 투자를 선언한 한화는 외국인선수 교체를 통해 본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무엇보다 시즌 중 외국인선수 2명을 모두 교체한 건 한화 구단 사상 처음이다.
한화는 1999년부터 2006년까지 제이 데이비스가 외국인선수 한 자리에 고정됐다. 데이비스는 2003년 한 해를 빼고 7년간 장기근속했다. 3명 보유 2명 출전이었던 2001년에 외국인 투수만 무려 4번이나 교체한 적이 있었지만 데이비스는 변함없이 자리를 지켰다. 데이비스가 떠난 뒤에도 한화는 시즌 중 외국인선수 동반 교체는 없었다. 2009~2010년 한 자리씩 교체됐지만 올해처럼 2명이 한꺼번에 바뀐 적은 없었다.

2009년 에릭 연지, 2010년 프랜시슬리 부에노가 이렇다 할 활약을 하지 못한 반면 데폴라를 대신해 들어온 '멕시칸 독수리' 가르시아는 맹활약하고 있다. 12경기에서 46타수 11안타로 타율은 2할3푼9리에 불과하지만 3홈런 15타점으로 확실한 한 방과 결정력을 발휘하고 있다. 2경기 연속 만루홈런, 3경기 연속 홈런을 끝내기로 장식한 건 6월 최고의 하이트라이트. 가르시아의 가세로 한화 타선의 무게감과 폭발력이 눈에 띄게 좋아졌다.
여기에 한달도 지나지 않아 오넬리도 데폴라의 뒤를 따르게 됐다. 확실한 마무리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오넬리는 27경기 4승1패6세이브1홀드 평균자책점 5.83에 그쳤다. 블론세이브 5개는 리그에서 가장 많은 수치. 6월부터 사실상 추격조 또는 패전처리로 보직이 바뀌었다. 우타자(0.213)보다 좌타자(0.361) 피안타율이 현격하게 높은 것에서 나타나듯 한계가 분명했다. 그 사이 한화는 대체 외국인선수를 위해 물밑 작업을 벌였고 웨이버 공시를 통해 공식화했다.
한화는 오넬리의 대체 외국인선수도 투수로 가닥 잡았다. 한대화 감독은 "계약 과정이다. 열흘 안으로 마무리되지 않을까 싶다"고 밝혔다. 상당수 팀들이 대체 외국인선수를 구하고 있는 시점에서 한화가 한 발 먼저 빠르게 움직였다. 보직은 역시 팀의 취약점인 중간·마무리. 최종 후보로 압축된 선수들이 한국 무대 경험이 없지만 타자가 아닌 투수는 상대적으로 적응에 애를 덜 먹는다는 점에서 크게 걱정할 대목이 아니라는 전망이다.
한화는 지난달 경영진 교체를 통해 단기적인 경기력 향상 방안으로 외국인선수 교체 카드를 밝혔다. 그리고 한 달 반이 지난 시점에서 카드 2장을 모두 썼다. 지난해 호세 카페얀의 임의탈퇴와 대체 외국인선수 부에노의 합류까지 무려 두 달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히 빠른 움직임. 여기에 대체 선수의 네임밸류부터 기존 선수들과는 차이가 난다. 전체 페넌트레이스 일정의 49.6%를 소화한 시점에서 한화가 던지는 진짜 승부수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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