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팬 여러분 지난 한 주 동안 많이 심심하셨죠?
지난주 프로야구는 24경기가 예정됐지만 장맛비와 '5호태풍' 메아리 때문에 정작 9경기밖에 열리지 않았습니다. 15경기가 연기됐는데요. 그전까지 17경기였으니까 정말 많이 연기된 건데요.
팬들의 관점에서 우천으로 경기가 연기됐을 때 어떤 점이 가장 궁금할 지 고민해봤는데요. 아마도 선수들이 뭘 하는지 알고 싶을 것 같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그렇다면 우천으로 연기되는 날 선수들은 어떤 것을 할까요.
LG 박용택(32)은 "되도록이면 방에 있는 것을 피한다. 집에만 있으면 몸이 쳐지는 느낌이다. 하루 정도는 괜찮은데 이것이 지속되면 몸이 더 무거워져 되도록이면 산책을 한다던 지 해서 밖으로 나간다"고 말했습니다. 가끔은 가족들과 함께 영화를 보러 가기도 한다고 합니다.
조인성은 주로 사우나를 애용한다고 합니다. 그는 "사우나에 가서 온탕,냉탕, 반신욕, 사우나실을 오가며 한 시간 정도 땀을 뺀다. 몸이 피곤하니까 최대한 빨리 회복하기 위한 방법"이라면서 "사우나는 혼자 갈 때도 있고 김광삼과 같이 갈 때도 있다"더군요.
넥센 외국인 투수 브랜든 나이트는 지난해 삼성에서 뛰면서 나름대로 장마 대처법이 있었습니다. 그는 "불펜 피칭을 보통 70% 정도로 소화를 하는데. 장마철에는 100%의 힘으로 실제 경기라는 이미지 트레이닝을 하면서 50개 정도 던진다"고 말했습니다. 100%로 공을 던져 에너지를 쓰고 난 뒤 재충전을 하면 기분이 좋아진다고 합니다.
LG 외국인 투수 벤자민 주키치는 러닝을 많이 해서 땀을 많이 흘린다고 합니다. 투수들에게 러닝은 하체 보강 및 상하체 밸런스 유지에 매우 효과적인데요. 류현진 선수도 시즌 초 컨디션이 안 좋았을 때 장거리 러닝을 통해 컨디션을 회복했다고 합니다. 주키치 선수는 불펜 피칭은 가볍게 한다고 합니다.
선수들 나름대로 각자 장마철 컨디션 대처법이 있었는데요.
지난해 은퇴를 한 양준혁 SBS 해설위원은 "비가 오면 실내에서 타격 연습을 했다. 실내는 공기가 압축되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실내는 컨디션이 좋다는 느낌이 든다. 그런데 실외로 나가면 갑자기 몸이 무겁게 느껴지는 경우가 있다. 그래서 나 같은 경우 실내에서는 티배팅 정도, 배팅볼은 가볍게 쳤다. 그리고 러닝을 많이 했다"며 현역 시절을 떠올렸고요.
LG 외야수 이진영은 "가볍게 워밍업 위주로 한다. 실내에서 하면 땀도 많이 나고 힘들다. 선수들도 밖에서 공도 치고 싶은데 그렇게 하지 못해 아쉽다. 러닝머신도 뛰면서 땀을 많이 내려고 한다. 훈련 시간은 많지 않지만 최대한 집중해서 게임을 한다는 마음으로 한다"고 말했습니다.
갑작스럽게 경기가 많이 연기되면서 KBO도 당혹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정금조 KBO 운영팀장은 당장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가 많아지자 시즌 말미에 스케줄을 어떻게 짤 지 고민을 시작했습니다.
정 팀장은 "장마로 지난주 15경기 연기됐다. 그 전에는 17경기가 밀려있어서 예전에 비해 많이 밀려 있지 않았다. 앞으로 일기 예보를 보니까 금년이 예년보다 장마가 한두 차례 더 올 것 같다. 8,9월 2,3차례 태풍까지 고려하면 추가적으로 30경기 정도 더 잡고 있다"면서 "아직까지 미편성 경기도 32경기가 돼 총 100경기 정도를 새로 짜야 한다. 상황에 따라서 시즌 막판에 더블헤더를 진행할 수도 있다"고 말했습니다.
KBO는 포스트시즌, 즉 한국시리즈 마감 시점을 11월 5일로 잡고 있는데요. 그래서 이날까지 일정을 마칠 수 있다면 가급적 단일 경기로 하지만 만약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 때문에 한국시리즈 일정에 지장이 있을 경우 정규시즌 막판 재편성에 한해서 더블헤더를 할 수도 있다는 생각입니다. 정 팀장은 "일단은 더블 헤더를 하지 않고 시즌을 마감한다는 방침이지만 지난해에도 재편성 이후에 또 다시 우천으로 연기될 경우 더블헤더를 편성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는 10월 19일에 마감됐는데요. 광저우 아시안게임 일정 때문에 최대한 타이트한 일정을 짰습니다. 올해는 11월 5일로 잡은 만큼 여유 기간은 10일 정도 더 있어 되도록이면 더블 헤더는 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비가 오면 구단들도 골치가 아픕니다. 일단 우천으로 연기된 경기 표는 어떻게 할까요. 이에 대해서 LG 관계자는 "티켓 예매를 카드로 했을 경우 자동으로 취소가 된다. 카드사에 따라 차이는 있다. 계좌이체는 본인이 다시 환불해 준다. 현장 판매분은 창구에서 다시 환불을 받아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더불어 그는 "오전부터 비가 오면 되는데 경기 직전에 오면 식당 음식 준비, 인건비 등이 들어 간다. 홈 경기시 안전요원, 매표소 직원까지 하면, 80여명의 인원이 들어간다"고 말했는데요. 인건비도 어마 어마 하겠죠. 선수들이 머무는 숙소 역시 구단에서는 그냥 돈을 날리게 되는 경우입니다.
야구 중계를 하는 임용수 SBS 캐스터는 우천으로 연기된 지난 한 주 동안 뭐했을까요. 그는 "문학 3연전 중계가 잡혔는데 하루도 못했다"면서 "집에 일찍 들어가서 밀린 청소와 설거지를 하면서 가사노동에 전념했다"고 하는데요.
저 역시도 5일 연속 휴식은 처음 경험해봤습니다. 충분한 휴식을 통해서 에너지를 재충전했는데요.
야구팬 여러분들도 야구를 못 봐서 많이 아쉬워하신 것 같았는데요. 이번 한 주 동안은 우천으로 취소된 경기 없이 모두가 열려 경기장을 찾아 맘껏 응원하셨으면 좋겠습니다.
agass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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