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 저 배 좀 봐봐".
지난 23일 대구구장. 삼성과 원정경기를 앞둔 한화 한대화 감독은 감탄사를 내뱉었다. '괴물 에이스' 류현진(24) 때문이었다. 외야에서 스트레칭을 마치고 오넬리 페레즈와 함께 나란히 덕아웃으로 걸어오는 류현진을 보고는 "배 좀 보라. 어떻게 둘이 같이 들어오는가"라며 불룩한 배를 자랑하는 류현진과 오넬리를 보고는 껄껄 웃었다.
그러면서 한 감독은 지난해 겪은 깜짝 에피소드도 들려줬다. "지난해 한창 더울때 덕아웃 뒤 화장실에서 세수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류현진이가 발가 벗고 화장실에 오는데 보고 깜짝 놀랐다. 옷입고 있을 때랑 완전히 다르다. 진짜 체구가 크다"는 것이 한 감독의 말. 그만큼 류현진의 큰 체격에 놀란 것이다.

이에 한 감독은 "그만큼 몸이 크고, 유연하니까 잘던지는 것이다. 선동렬 감독도 현역 때 얼마나 컸나"라며 "투수들은 몸이 커야 한다. 체구가 커야 위압감이 있다. 작으면 그렇게 잘 던지겠나. 작은 투수들은 한 때 잘 던져도 수명은 짧다"고 설명했다. 류현진이 롱런하는 이유를 큰 체구에서 찾은 것이다.
어느덧 6년차가 된 류현진은 올해도 14경기에서 7승6패 평균자책점 3.83을 기록 중이다. 최고 페이스를 보였던 지난해보다는 못미치지만 조금씩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특히 트레이드마크 탈삼진 부문에서 1위(103개)를 질주할 정도로 변함없는 스터프를 자랑하고 있다. 선발등판시 평균 투구이닝도 6.88이닝으로 KIA 아퀼리노 로페즈(7.39) 다음이다. 퀄리티 스타트도 8차례나 되는데 그 중 7차례가 7이닝 이상 2자책점 이하다.
한 감독은 최근 주춤하고 있는 팀내 25세 이하 선발 투수들에 대해 "아직 풀타임으로 던져본 적이 없다. 괜히 류현진인가. 1년간 꾸준하게 로테이션을 소화할 수 있는 게 그냥 체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다"고 설명했다. 정민철 투수코치도 "요즘 야구는 분석이 많이 발달해 있다. 그동안 쌓인 데이터가 많지만 현진이는 지금도 상대를 제압하고 있다. 보통 기술과 힘으로 되는 게 아니다. 꾸준하다는 건 그래서 대단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류현진은 28일 문학 SK전에 선발로 예고됐다. 지난 19일 대전 두산전 이후 8일간 휴식을 취하고 마운드에 오른다. 그는 "이제부터 살살 던지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최연소·최소경기 1000탈삼진을 잡은 두산전에서 올시즌 최고 153km를 강속구를 뿌렸다. 올해 류현진은 SK를 상대로 2경기에서 1패 평균자책점 6.92로 별 재미를 보지 못했다. 갚아야 할것이 분명히 있는 팀이다. 최고투수의 위용을 잃지 않고 있는 류현진의 2011년은 이제 시작이다.
waw@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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